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나나와 호빵이의 한국행

내일 이맘때면 우리 '셋'은 아마 한국행 비행기 속에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기 전 떠난다는 태교여행. 우리는 이 여행지를 한국으로 정했다. 나나의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디 유명한 관광지로 놀러간다는 것은 언감생심. 휴양지를 가더라도 이것저것 다닐 곳이 많기 때문에 적절치 않고 아예 한국에 가서 푹 쉬고 오는 것이 어떤가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 마침 아시아나에서 좋은 표가 나와서 냉큼 예약해 버린 것이 한달 전이었나 보름 전이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ㅋ 다소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 두 사람+호빵이 모두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

한국에 가면 뭘 할까? 너무 급히 잡힌 일정이라서 사실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용인에서 무작정 한달 내내 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지금 생각은 아침고요 수목원 같은 데 가서 사진 찍으며 놀고, 어디 좋은 스파에 가서 1박2일간 휴양하고, 마사지도 받고. 또 뭐 없을까?

그 와중에 논문, 지원 머 이런 걱정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참, 에효...

한국 가는 것 때문에 요 며칠 정신없이 보냈다. 선물들 사고, 준비물 챙기고, AT&T 가서 로밍 알아보고. 비행기 타기 전부터 뻗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ㅋㅋㅋ 그나저나 비행기 타는 것은 걱정이다.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나나가 힘들진 않을지.

여러 모로 이번 여행은 참 모험인 것 같다. 한국 가서 다시 블로그를 쓸 때 이 모든 걱정이 기우였으면 좋겠다.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호빵이의 정밀 초음파

호빵이 정밀 초음파를 찍은지 벌써 1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거기에 대한 포스팅을 안 올렸다니, 벌써 아빠의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나면 그날의 디테일은 기억난다 하더라도 그 생생함을 전할 수 없을 진대. 아쉬움을 뒤로하고 호빵이 정밀 초음파 찍은 날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건 호빵이 머리와 손. 자꾸 초음파를 쏴대니까 시끄럽다는 듯 손을 올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좀 안스럽다.


이건 호빵이 발. 발이 아주 튼튼하게 생겼고 우리는 나나 발을 닮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초음파를 찍는 나나의 모습.

원래 동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촬영기사가 안된다고 해서 그냥 뻘쭘.. 귀가 후에도 여러 번 씹었지만 이 촬영기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만나봤던 노스웨스턴 병원 직원들 중에 가장 불친절했다. 아니, 성의가 없었다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그녀는 자기 자신도 임신중이었는데, 다른 임산부를 너무 무지막지하게 다루었다. 아주 필요한 말만 하고 친절한 설명 같은 것은 일체 기대하기 어려웠다. 화면도 자기 보기 좋게 돌려놓고 나나는 화면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일일히 말하자면 끝도 없고, 어쨌든 덕분에 감격스러운 호빵이와의 만남에서 감동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빨리 그녀의 서비스에 대한 서베이를 작성하고 싶다.

이제 22주가 거의 다 된 호빵이. 22주의 태아는 키가 30cm라고 한다. 30cm 자가 얼마나 긴지를 생각하니 이제 정말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빵이가 살 자리를 내주려고 밀려올라간 나나의 장기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한편 무럭무럭 자라면서 때때로 태동을 나타내는 호빵이가 대견하다. 정밀 초음파 결과 호빵이의 장기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초음파 결과 전치태반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당장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무쪼록 호빵이가 태반을 계속 밀어올려서 산달에는 위로 올라가 있기를 바란다. 호빵아 그렇게 할 수 있지? ㅋㅋㅋ

이번 정밀 초음파를 리뷰해준 의사는 Dr. Starr라는 사람. 우리와 대면한 이 의사는 너무나도 호쾌하고 긍정적이고 씩씩했다. 단번에 우리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집에서 그녀에 대한 리뷰를 찾아본 결과 너무나도 안좋은 리뷰들이 많았다. 우리가 받았던 인상과는 너무도 딴판이어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헷갈린다. 당장 한국 가는 일로 여행 일정 전후로 예약을 두 번 잡았는데 다른 의사로 바꿔야 할지도... 더 식겁했던 것은 그녀의 진료에 대한 서베이 요청이 인터넷이 아닌 편지로 날라왔다는 것이다.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병원에서도 그녀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특별관리하고 있는 듯 보였다.

나나의 배에 손을 대고 있으면 때때로 움직움직거리는 호빵이를 느낄 수 있다. 그 때의 흥분은 어찌 말로 표현할까? 아무쪼록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다오. 글구 내가 특별히 부탁한 것도 잊지 말고잉?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