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주차의 호빵이는 아주 건강히 잘 자라나고 있다. 그에 따라 나나의 배는 하루가 다르게 빵빵해져간다. 나나 뱃속에서 움직움직거리는 호빵이를 보면 즐겁고 대견하지만 그런 호빵이를 배속에 품고 있어야 하는 나나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어제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 우리는 용감하게도 레터스를 산다고 나섰다가 봉변을 당할 뻔 했다. 진눈깨비가 내려 길이 질척해진 탓에 빙판보다도 더 미끄러웠고 나나는 혼자서 도저히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태평양처럼 거대한 물웅덩이 해저드도 있고 해서 우리는 같은 건물의 박윙클스에나 겨우 갈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 호빵이의 이름이 '수현'이 어떻겠냐고 제안해 오셨다. '김수현'이라. 아주아주 익숙한 이름이긴 하지만 나쁘지 않다. 배우 김수현을 좋아라 하는 나나는 대찬성. 나도 뭔가 중성적이고 세련된 이름이 나쁘지 않다. 사람들이 기억하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이름 후보 중 하나로 당당히 올라갔다.
한국에서 돌아와 호빵이를 키우고 생활하면서 우리가 봉착한 가장 큰 문제는 먹는 것이었다. 시차적응으로 인해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게 되었다. 호빵이로 인해 입맛이 잔뜩 까다로워진 나나는 예전처럼 아무거나 못먹게 되었다. 하지만 임신한 몸으로 음식을 하는 일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입덧 케어할 때처럼 다시 내가 요리를 해야할 것 같다. 예전 다운받아 놓은 집밥 백선생을 다시 열어보아야겠다.
음식 중 가장 큰 문제는 쌀이었다. 한식을 좋아하는 호빵이 덕분에 과거보다 쌀을 많이 소비하게 되었는데, 한국 가기 직전에 쌀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시카고로 돌아와서도 한국 장에 가서 큰 포대 쌀 사오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고, 그러다 오늘 드디어 큰맘먹고 운전해서 H-Mart에 갔다 왔다.
혼자 한국장을 보는 일은 늘 어렵고 위험천만하다. 전문가가 직접 눈으로 보고 물건을 고르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치만 오늘 사온 것들 중에 특히 괜찮은 과일들이 있어서 만족스럽다. 나나가 여기 온 이후 한국 귤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마침 제주 감귤이 거기에 있어서 냉큼 집어 왔다. 맛도 좋아서 와구와구 먹었다. 다음 주에 또 한 번 가야될 것 같다 ^^ 짜왕은 소문대로 걸작이었다. 왜 내가 한봉지만 사왔는지 땅을 치고 후회했다 ㅠㅠ
비록 돈 못 버는 남편이지만 식구들을 먹이는 의무를 조금이나마 이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2015년 12월 30일 수요일
2015년 12월 20일 일요일
성우에 대하여
한국에 가기 전 우린 성우와 카톡 하나 주고 받지 않았다. 그런 성우와 예전처럼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우리의 걱정 중 하나였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성우와 예전처럼 잘 지낼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직장에서도 부지점장까지 승진했지만 성우는 여전히 성우였고 그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거웠다. 난 착하고 유머가 넘치는 성우가 처남으로서 너무 좋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성우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었다.
성우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게 분명했다. 그는 새신랑으로서 자신의 결혼에 충실하려 하지만 그 결혼이란 게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성우가 왜 '결혼'이라는, '연진'이라는 선택을 했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는 유부남이고 건너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하지만 그런 성우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맘, 어머니의 맘은 편할 리가 없었다. 우리에게 성우는 늘 특별한 친구였다. 그만의 여린 감수성과 독특한 세계는 성우를 더욱 성우답게 만들었다. 그런 성우가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굳이 입으려고 하는 것이다.
사실 같은 유부남으로서 성우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말문이 막힐 때가 있다. 결혼 생활이란 어떤 남자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성우가 처한 어려움은 내가 겪었던 어려움과는 차원과 성격이 다르다.
선택은 온전히 성우의 몫이다. 우리는 성우의 취향이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 그의 결혼 생활에 옆에서 분통이 터지고 있지만, 성우 본인은 묵묵히 자신의 결혼 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연진이 엄마가 앵겨준 이백만원짜리 청소기가 마음에 안들자 나나가 추천한 핸디 청소기를, 연진이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구입한 다음 룰루랄라 청소를 즐기는 그의 모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고볼 일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성우와 예전처럼 잘 지낼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직장에서도 부지점장까지 승진했지만 성우는 여전히 성우였고 그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거웠다. 난 착하고 유머가 넘치는 성우가 처남으로서 너무 좋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성우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었다.
성우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게 분명했다. 그는 새신랑으로서 자신의 결혼에 충실하려 하지만 그 결혼이란 게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성우가 왜 '결혼'이라는, '연진'이라는 선택을 했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는 유부남이고 건너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하지만 그런 성우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맘, 어머니의 맘은 편할 리가 없었다. 우리에게 성우는 늘 특별한 친구였다. 그만의 여린 감수성과 독특한 세계는 성우를 더욱 성우답게 만들었다. 그런 성우가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굳이 입으려고 하는 것이다.
사실 같은 유부남으로서 성우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말문이 막힐 때가 있다. 결혼 생활이란 어떤 남자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성우가 처한 어려움은 내가 겪었던 어려움과는 차원과 성격이 다르다.
선택은 온전히 성우의 몫이다. 우리는 성우의 취향이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 그의 결혼 생활에 옆에서 분통이 터지고 있지만, 성우 본인은 묵묵히 자신의 결혼 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연진이 엄마가 앵겨준 이백만원짜리 청소기가 마음에 안들자 나나가 추천한 핸디 청소기를, 연진이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구입한 다음 룰루랄라 청소를 즐기는 그의 모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고볼 일이다.
2015년 12월 18일 금요일
어머니에 대하여
이번 한국행에서 큰 수확이 있다면 어머니에 대해서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고 과거의 어머니의 경험들이 어떻게 현재의 어머니를 만들었는지 머리 속에 그릴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머니는 정말 착한 인간성의 소유자시다. 세상에 이렇게 착하고 남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 또 있을까? 타인에게 자신의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은 늘 나에게 감동을 주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굴곡이었던 아버지를 나이가 드신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 챙기시는 건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머니께서 이렇게 하실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지런하시기 때문이다. 일어나서 자러 들어가실 때까지 숨도 안쉬고 계속 집안일을 돌보시는 것을 보면 나는 저렇게 못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체력적으로도 안될 것이다. 몸이 너무 가벼우셔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것을 전혀 귀찮게 생각하지 않으신다.
나중에 내가 어머니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어머니의 젊어 고생은 소설로 쓰면 대하 소설이고 드라마로 만들면 초대작 50편짜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하셨으면 성격이 비뚤어질 법도 한데 오히려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시니 귀감이 안될 수가 없다. 어찌보면 참 바보스럽게도 참고 사셨다는 생각도 들고, 나라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 같지만, 어쨌든 그 인내심은 높이 사고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덕목은 현재 내가 정말 결여하고 있는 덕목이다.
호빵이가 태어나면 부모로서 어머니의 반만 따라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그 인내심, 그 부지런함을 더욱 갖추어야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머니는 정말 착한 인간성의 소유자시다. 세상에 이렇게 착하고 남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 또 있을까? 타인에게 자신의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은 늘 나에게 감동을 주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굴곡이었던 아버지를 나이가 드신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 챙기시는 건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머니께서 이렇게 하실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지런하시기 때문이다. 일어나서 자러 들어가실 때까지 숨도 안쉬고 계속 집안일을 돌보시는 것을 보면 나는 저렇게 못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체력적으로도 안될 것이다. 몸이 너무 가벼우셔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것을 전혀 귀찮게 생각하지 않으신다.
나중에 내가 어머니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어머니의 젊어 고생은 소설로 쓰면 대하 소설이고 드라마로 만들면 초대작 50편짜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하셨으면 성격이 비뚤어질 법도 한데 오히려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시니 귀감이 안될 수가 없다. 어찌보면 참 바보스럽게도 참고 사셨다는 생각도 들고, 나라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 같지만, 어쨌든 그 인내심은 높이 사고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덕목은 현재 내가 정말 결여하고 있는 덕목이다.
호빵이가 태어나면 부모로서 어머니의 반만 따라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그 인내심, 그 부지런함을 더욱 갖추어야겠다.
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실수에 대하여
미국에 도착한지도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 원래 11월 27일에 도착했어야 할 일정. 12월 9일로 늦춰지고야 말았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비자에 대한 나의 착각. 난 DS-2019 연장을 비자 연장인 것으로 착각했고, 이 거대한 착각은 공항에서 항공사 직원을 만나고서야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어마어마한 패닉과 비자를 연장하기 위한 생쇼는 덤이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참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사실 비자 기한은 비자에 쓰여진 그대로인 것이고 그 기한이 끝나면 미국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는 건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왜 나는 그런 상식조차 없었을까? 아무 것도 모른채 짐싸고 희희낙락하며 공항에 가던 내가 너무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다. 내 실수로 인해 나나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주위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어머니는 우리를 열흘이나 더 돌보셔야 했고, 성우는 한번 더 우리를 공항으로 실어날라야 했으며 광주의 엄마 아빠는 이런 아들을 둔 사실에 수치를 느꼈을 것이다. 나나는 이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받아야 했으며 더 커진 배로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전화위복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연장된 기간동안 나나는 아버지의 등산복과 어머니의 부츠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여 효도를 했고 마침내 12월 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는 맨 앞자리에서 다리를 모두 뻗을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결국 이러한 것들이 나의 실수를 정당화하지는 못했다.
진정한 전화위복이라면 그 이후로 모든 일정을 집착적으로 꼼꼼히 챙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선 휴대용 수첩을 하나 사서 모든 중요한 사안들을 적고 있고, 하루에 구글 캘린더를 십수번도 더 들어가면서 할일들과 다가올 일들을 체크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실수를 반복한다면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나나의 출산, 나의 잡마켓과 졸업 일정은 특별 관리의 대상이다.
그나저나 시차적응이 안되서 큰일이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참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사실 비자 기한은 비자에 쓰여진 그대로인 것이고 그 기한이 끝나면 미국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는 건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왜 나는 그런 상식조차 없었을까? 아무 것도 모른채 짐싸고 희희낙락하며 공항에 가던 내가 너무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다. 내 실수로 인해 나나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주위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어머니는 우리를 열흘이나 더 돌보셔야 했고, 성우는 한번 더 우리를 공항으로 실어날라야 했으며 광주의 엄마 아빠는 이런 아들을 둔 사실에 수치를 느꼈을 것이다. 나나는 이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받아야 했으며 더 커진 배로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전화위복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연장된 기간동안 나나는 아버지의 등산복과 어머니의 부츠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여 효도를 했고 마침내 12월 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는 맨 앞자리에서 다리를 모두 뻗을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결국 이러한 것들이 나의 실수를 정당화하지는 못했다.
진정한 전화위복이라면 그 이후로 모든 일정을 집착적으로 꼼꼼히 챙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선 휴대용 수첩을 하나 사서 모든 중요한 사안들을 적고 있고, 하루에 구글 캘린더를 십수번도 더 들어가면서 할일들과 다가올 일들을 체크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실수를 반복한다면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나나의 출산, 나의 잡마켓과 졸업 일정은 특별 관리의 대상이다.
그나저나 시차적응이 안되서 큰일이다.
2015년 12월 13일 일요일
갈비뼈
지금 나나의 갈비뼈가 너무 많이 아프다. 호빵이가 많이 자라서 자궁이 커지고 위로 압박해서 갈비뼈와 갈비뼈에 붙은 근육을 찢고 있는 거란다. 말 그대로 몸이 찢어지는 고통인 것이다. 하루종일 짐 푸는 작업을 하던 나나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지금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이런 고통들을 대신 해주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아무쪼록 갈비뼈 골절이 아니길 바란다.
여기에 나나는 시차적응이라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 언제나 힘들었지만 이번 시차적응은 더더욱 힘들다. 한국에서의 일정이 연장된 탓도 있겠고 임신이라는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와중에 규칙적으로 챙겨먹어야 하는 상황이 참 힘들다. 내가 요리를 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다. 오늘 아침에도 내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나나와 호빵이를 굶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저렇게 갈비뼈가 아프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하다.
이번 한국행은 정말 많은 결과물과 깨달음을 남겼다. 비자를 연장하지 않은 실수, 어머니의 극진한 배려, 엄마 아빠, 그리고 홍영이와의 만남 등등 글로 옮기고 싶은 거리들이 많다.
여기에 나나는 시차적응이라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 언제나 힘들었지만 이번 시차적응은 더더욱 힘들다. 한국에서의 일정이 연장된 탓도 있겠고 임신이라는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와중에 규칙적으로 챙겨먹어야 하는 상황이 참 힘들다. 내가 요리를 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다. 오늘 아침에도 내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나나와 호빵이를 굶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저렇게 갈비뼈가 아프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하다.
이번 한국행은 정말 많은 결과물과 깨달음을 남겼다. 비자를 연장하지 않은 실수, 어머니의 극진한 배려, 엄마 아빠, 그리고 홍영이와의 만남 등등 글로 옮기고 싶은 거리들이 많다.
2015년 11월 21일 토요일
호빵이의 사촌 태리
오늘은 홍영이네 집에 갔다 왔다.
홍영이네 집에 가면서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은 다름아닌 태리였다. 2011년 우리는 태리의 출생을 미처 보지 못한 채 한국을 떴고 그동안에도 태리를 실제로 볼 일이 없었다. 그동안 그 녀석은 무럭무럭 커서 지금은 다섯살. 들려오는 얘기로는 말문이 늦게 트여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최근에 말문이 트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문래동에서 실제로 만난 태리는 실제로 다소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또래와 비교해서 느려도 말이 너무 느리다. 지금도 문장을 겨우겨우 만드는 정도. 나나 소이씨의 다섯살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차이. 더 놀라운 사실은 아직까지 기저귀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것. 오줌은 가리지만 똥은 기저귀에 싸고 비데를 하는 식이었다. 찾아보니 기저귀 늦게 떼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지만... 어머님 말씀이 기저귀 못 떼는 것은 백프로 스트레스 때문이란다. 태리는 무슨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을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홍영이의 어줍잖은 권위주의였다. 겉으로 보기에 홍영이는 태리에게 자상한 아빠였으나, 제수씨의 말에 따르면 상당히 권위주의적이고 태리에게 너무나 엄격하게 한다고 한다. 소름이 돋았다. 아빠가 우리에게 했던 짓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빠의 불필요한 권위주의와 어색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대표되는 가정교육 실패를 홍영이가 재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여 가슴이 답답했다. 홍영이나 아빠나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엄격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아빠는 3년간 학교에서 가장 엄격하다는 학생주임을 담당하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며 엄청 고생을 했다. 엄격? 그것도 잘 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엄격을 하나의 목표로 정하고 흉내내는 엄격은 애를 망치고 주위의 빈축을 살 뿐.
그래서 오늘 내가 얻은 교훈은 우리 호빵이에게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것. 호빵이에게 친근한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것. 사랑을 많이 줘야겠다는 것. 사랑이 없으면 엄격할 수도 없는 것이다. 버릇을 가르치는 것도 애정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홍영이네 집에 가면서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은 다름아닌 태리였다. 2011년 우리는 태리의 출생을 미처 보지 못한 채 한국을 떴고 그동안에도 태리를 실제로 볼 일이 없었다. 그동안 그 녀석은 무럭무럭 커서 지금은 다섯살. 들려오는 얘기로는 말문이 늦게 트여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최근에 말문이 트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문래동에서 실제로 만난 태리는 실제로 다소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또래와 비교해서 느려도 말이 너무 느리다. 지금도 문장을 겨우겨우 만드는 정도. 나나 소이씨의 다섯살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차이. 더 놀라운 사실은 아직까지 기저귀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것. 오줌은 가리지만 똥은 기저귀에 싸고 비데를 하는 식이었다. 찾아보니 기저귀 늦게 떼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지만... 어머님 말씀이 기저귀 못 떼는 것은 백프로 스트레스 때문이란다. 태리는 무슨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을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홍영이의 어줍잖은 권위주의였다. 겉으로 보기에 홍영이는 태리에게 자상한 아빠였으나, 제수씨의 말에 따르면 상당히 권위주의적이고 태리에게 너무나 엄격하게 한다고 한다. 소름이 돋았다. 아빠가 우리에게 했던 짓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빠의 불필요한 권위주의와 어색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대표되는 가정교육 실패를 홍영이가 재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여 가슴이 답답했다. 홍영이나 아빠나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엄격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아빠는 3년간 학교에서 가장 엄격하다는 학생주임을 담당하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며 엄청 고생을 했다. 엄격? 그것도 잘 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엄격을 하나의 목표로 정하고 흉내내는 엄격은 애를 망치고 주위의 빈축을 살 뿐.
그래서 오늘 내가 얻은 교훈은 우리 호빵이에게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것. 호빵이에게 친근한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것. 사랑을 많이 줘야겠다는 것. 사랑이 없으면 엄격할 수도 없는 것이다. 버릇을 가르치는 것도 애정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2015년 11월 12일 목요일
한국에서의 하루하루
이제 한국 일정이 딱 절반 지나갔다.
생각했던 것 만큼 한국에서의 일정은 쉽지 않았다. 아니, 쉽게 생각하고 방심하다가 완전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 치명적인 실수와 못된 습관으로 인해 나나에게, 호빵이에게,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못할 짓을.... 그 후 계속 노력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이번 일로 인해,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호빵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은 정말 축복이고 기쁨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긴장과 정신집중이 필요하다는 사실. 앞으로 정말 정신차리고 살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렇지만 한국, 여기 용인에 와서 우리는 너무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어머니께서 너무 극진한 케어를 해주셨고, 나나와 호빵이는 미국에서 지친 몸을 쉴 수 있었다. 덤으로 나는 영양 상태가 너무 좋아져 하루하루 배가 나오고 있다. 엄마, 아빠도 나름대로 광주에서 지원사격을 해주셔서 정말 풍요가 무언지 실감하는 하루하루였다. 힘든 일도, 위기도 있었지만 난 여전히 우리가 여기 잘 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호빵이 소식을 올리자면, 여기 온지 얼마 안 된 11월 2일, 분당 제일 여성 병원에서 정기 첵업을 받았다. 비행기에서 몸에는 무리가 없었는지, 태반의 위치는 어떠한지, 그리고 한국 산부인과는 어떤 느낌인지를 보고 싶었다. 예상했던 대로 여기서는 모든 첵업에 초음파를 사용하였고, 우리가 기대하였던 초음파 동영상도 찍을 수 있었다. 호빵이가 움직이는 동영상은 경이 그 자체였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호빵이는 측정 당시 600그램이 넘었다. 그 뒤로도 폭풍 성장을 하고 있으니 지금은 750그램 정도 되려나? 이제는 점점 또렷한 태동을 보여주고 있는 호빵이가 대견스럽다. 초음파 속 호빵이의 특징은 역시 머리가 크다는 것. 측정 당시 23주였는데 머리 사이즈만 25주라고...ㄷㄷㄷ 눈두덩이 큰 것이 나를 닮은 느낌이지만 나나도 어렸을 때 머리는 컸다니 아직 모르는 일이다.
또하나 다행인 소식은 전치태반이 그리 심하지는 않다는 것. 여기 의사는 이 정도면 나중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였다. 어찌 될지 모르지만 상당히 희망을 갖게 하는 진단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한국에서 산부인과에 간 보람이 있었다.
가끔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도 했지만 나나 뱃속의 호빵이가 좋은 영양을 공급받으며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주었음 좋겠다. 다음주 월요일 또 보겠네? ^^
생각했던 것 만큼 한국에서의 일정은 쉽지 않았다. 아니, 쉽게 생각하고 방심하다가 완전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 치명적인 실수와 못된 습관으로 인해 나나에게, 호빵이에게,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못할 짓을.... 그 후 계속 노력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이번 일로 인해,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호빵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은 정말 축복이고 기쁨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긴장과 정신집중이 필요하다는 사실. 앞으로 정말 정신차리고 살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렇지만 한국, 여기 용인에 와서 우리는 너무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어머니께서 너무 극진한 케어를 해주셨고, 나나와 호빵이는 미국에서 지친 몸을 쉴 수 있었다. 덤으로 나는 영양 상태가 너무 좋아져 하루하루 배가 나오고 있다. 엄마, 아빠도 나름대로 광주에서 지원사격을 해주셔서 정말 풍요가 무언지 실감하는 하루하루였다. 힘든 일도, 위기도 있었지만 난 여전히 우리가 여기 잘 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호빵이 소식을 올리자면, 여기 온지 얼마 안 된 11월 2일, 분당 제일 여성 병원에서 정기 첵업을 받았다. 비행기에서 몸에는 무리가 없었는지, 태반의 위치는 어떠한지, 그리고 한국 산부인과는 어떤 느낌인지를 보고 싶었다. 예상했던 대로 여기서는 모든 첵업에 초음파를 사용하였고, 우리가 기대하였던 초음파 동영상도 찍을 수 있었다. 호빵이가 움직이는 동영상은 경이 그 자체였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호빵이는 측정 당시 600그램이 넘었다. 그 뒤로도 폭풍 성장을 하고 있으니 지금은 750그램 정도 되려나? 이제는 점점 또렷한 태동을 보여주고 있는 호빵이가 대견스럽다. 초음파 속 호빵이의 특징은 역시 머리가 크다는 것. 측정 당시 23주였는데 머리 사이즈만 25주라고...ㄷㄷㄷ 눈두덩이 큰 것이 나를 닮은 느낌이지만 나나도 어렸을 때 머리는 컸다니 아직 모르는 일이다.
또하나 다행인 소식은 전치태반이 그리 심하지는 않다는 것. 여기 의사는 이 정도면 나중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였다. 어찌 될지 모르지만 상당히 희망을 갖게 하는 진단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한국에서 산부인과에 간 보람이 있었다.
가끔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도 했지만 나나 뱃속의 호빵이가 좋은 영양을 공급받으며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주었음 좋겠다. 다음주 월요일 또 보겠네? ^^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나나와 호빵이의 한국행
내일 이맘때면 우리 '셋'은 아마 한국행 비행기 속에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기 전 떠난다는 태교여행. 우리는 이 여행지를 한국으로 정했다. 나나의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디 유명한 관광지로 놀러간다는 것은 언감생심. 휴양지를 가더라도 이것저것 다닐 곳이 많기 때문에 적절치 않고 아예 한국에 가서 푹 쉬고 오는 것이 어떤가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 마침 아시아나에서 좋은 표가 나와서 냉큼 예약해 버린 것이 한달 전이었나 보름 전이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ㅋ 다소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 두 사람+호빵이 모두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
한국에 가면 뭘 할까? 너무 급히 잡힌 일정이라서 사실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용인에서 무작정 한달 내내 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지금 생각은 아침고요 수목원 같은 데 가서 사진 찍으며 놀고, 어디 좋은 스파에 가서 1박2일간 휴양하고, 마사지도 받고. 또 뭐 없을까?
그 와중에 논문, 지원 머 이런 걱정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참, 에효...
한국 가는 것 때문에 요 며칠 정신없이 보냈다. 선물들 사고, 준비물 챙기고, AT&T 가서 로밍 알아보고. 비행기 타기 전부터 뻗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ㅋㅋㅋ 그나저나 비행기 타는 것은 걱정이다.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나나가 힘들진 않을지.
여러 모로 이번 여행은 참 모험인 것 같다. 한국 가서 다시 블로그를 쓸 때 이 모든 걱정이 기우였으면 좋겠다.
한국에 가면 뭘 할까? 너무 급히 잡힌 일정이라서 사실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용인에서 무작정 한달 내내 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지금 생각은 아침고요 수목원 같은 데 가서 사진 찍으며 놀고, 어디 좋은 스파에 가서 1박2일간 휴양하고, 마사지도 받고. 또 뭐 없을까?
그 와중에 논문, 지원 머 이런 걱정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참, 에효...
한국 가는 것 때문에 요 며칠 정신없이 보냈다. 선물들 사고, 준비물 챙기고, AT&T 가서 로밍 알아보고. 비행기 타기 전부터 뻗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ㅋㅋㅋ 그나저나 비행기 타는 것은 걱정이다.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나나가 힘들진 않을지.
여러 모로 이번 여행은 참 모험인 것 같다. 한국 가서 다시 블로그를 쓸 때 이 모든 걱정이 기우였으면 좋겠다.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호빵이의 정밀 초음파
호빵이 정밀 초음파를 찍은지 벌써 1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거기에 대한 포스팅을 안 올렸다니, 벌써 아빠의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나면 그날의 디테일은 기억난다 하더라도 그 생생함을 전할 수 없을 진대. 아쉬움을 뒤로하고 호빵이 정밀 초음파 찍은 날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건 호빵이 머리와 손. 자꾸 초음파를 쏴대니까 시끄럽다는 듯 손을 올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좀 안스럽다.
이건 호빵이 머리와 손. 자꾸 초음파를 쏴대니까 시끄럽다는 듯 손을 올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좀 안스럽다.
이건 호빵이 발. 발이 아주 튼튼하게 생겼고 우리는 나나 발을 닮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초음파를 찍는 나나의 모습.
원래 동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촬영기사가 안된다고 해서 그냥 뻘쭘.. 귀가 후에도 여러 번 씹었지만 이 촬영기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만나봤던 노스웨스턴 병원 직원들 중에 가장 불친절했다. 아니, 성의가 없었다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그녀는 자기 자신도 임신중이었는데, 다른 임산부를 너무 무지막지하게 다루었다. 아주 필요한 말만 하고 친절한 설명 같은 것은 일체 기대하기 어려웠다. 화면도 자기 보기 좋게 돌려놓고 나나는 화면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일일히 말하자면 끝도 없고, 어쨌든 덕분에 감격스러운 호빵이와의 만남에서 감동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빨리 그녀의 서비스에 대한 서베이를 작성하고 싶다.
이제 22주가 거의 다 된 호빵이. 22주의 태아는 키가 30cm라고 한다. 30cm 자가 얼마나 긴지를 생각하니 이제 정말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빵이가 살 자리를 내주려고 밀려올라간 나나의 장기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한편 무럭무럭 자라면서 때때로 태동을 나타내는 호빵이가 대견하다. 정밀 초음파 결과 호빵이의 장기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초음파 결과 전치태반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당장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무쪼록 호빵이가 태반을 계속 밀어올려서 산달에는 위로 올라가 있기를 바란다. 호빵아 그렇게 할 수 있지? ㅋㅋㅋ
이번 정밀 초음파를 리뷰해준 의사는 Dr. Starr라는 사람. 우리와 대면한 이 의사는 너무나도 호쾌하고 긍정적이고 씩씩했다. 단번에 우리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집에서 그녀에 대한 리뷰를 찾아본 결과 너무나도 안좋은 리뷰들이 많았다. 우리가 받았던 인상과는 너무도 딴판이어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헷갈린다. 당장 한국 가는 일로 여행 일정 전후로 예약을 두 번 잡았는데 다른 의사로 바꿔야 할지도... 더 식겁했던 것은 그녀의 진료에 대한 서베이 요청이 인터넷이 아닌 편지로 날라왔다는 것이다.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병원에서도 그녀의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특별관리하고 있는 듯 보였다.
나나의 배에 손을 대고 있으면 때때로 움직움직거리는 호빵이를 느낄 수 있다. 그 때의 흥분은 어찌 말로 표현할까? 아무쪼록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다오. 글구 내가 특별히 부탁한 것도 잊지 말고잉? ㅋㅋㅋ
2015년 9월 30일 수요일
호빵이와 피카부
벌써 엊그제, 28일 월요일의 일이다.
나나의 신장 초음파를 찍으러 노스웨스턴 병원으로 갔던 날의 일.
초음파 찍기 전 지시사항 중에 예약시간 45분 전에 물을 왕창 마시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렇게 방광을 든든하게 채우고 이미지를 찍은 다음 그것을 완전히 비우고 다시 한 번 찍어서 비교하는 거란다.
근데 문제는 예약 시간인 2시 45분에 살짝 늦었더니 엄청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접수를 마치고서도 한 30분은 기다렸나? 그 사이에 나나는 화장실이 급해서 거의 반 기절할 지경.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초조해 미칠 지경. 왜 빨리 안부르냐고!!
드디어 나나 차례가 되어서 초음파실로 들어갔다. 보호자는 같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나는 그냥 대기실에서 기다렸고 그 사이 나나는 예정대로 초음파를 찍었다. 초음파 촬영사는 똑똑한 여자분이었고 친절하게 잘 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나가 임산부인지라 엎드리게 할 순 없어서 똑바로 눕게 해놓고 배를 통해 초음파를 찍었던 것이다. 따라서 방광을 찍을 때 뭔가 큰 머리가 살찍 스치는 것이.... 그렇다. 우연히도 호빵이가 잡힌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나나는 촬영사에게 "이거 우리 아이 맞죠?"라고 했는데 어이없게도 촬영사는 황급히 "아니에요!! 애기는 다른 위치에 있어요!!" 하며 애써 부정하려 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촬영실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고...
사실 나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향후 혹시 모를 의료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아기가 초음파에 비쳤던 것을 부정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방광과 자궁은 거의 겹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영상에 미친 것은 호빵이가 틀림이 없다고 나나는 확신했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호빵이의 모습을 살짝 볼 수 있었으니... 내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귀여운 호빵이가 잘 크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다.
어제 저녁에는 갑자기 아시아나 항공에서 인천-시카고 노선 특가가 떠서 냉큼 두 사람 표를 예약해버렸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한국에 가게 되어 얼떨떨하고 나나는 장거리 비행을 할 생각에 걱정부터 앞선다고 하지만 원래 여행이라는 것이 이렇게 즉흥성이 있어서 재미있는 것이다. 미리 계획한 것보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즐겁게 편안한 휴식을 즐기다가 왔음 좋겠다.
나나의 신장 초음파를 찍으러 노스웨스턴 병원으로 갔던 날의 일.
초음파 찍기 전 지시사항 중에 예약시간 45분 전에 물을 왕창 마시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렇게 방광을 든든하게 채우고 이미지를 찍은 다음 그것을 완전히 비우고 다시 한 번 찍어서 비교하는 거란다.
근데 문제는 예약 시간인 2시 45분에 살짝 늦었더니 엄청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접수를 마치고서도 한 30분은 기다렸나? 그 사이에 나나는 화장실이 급해서 거의 반 기절할 지경.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초조해 미칠 지경. 왜 빨리 안부르냐고!!
드디어 나나 차례가 되어서 초음파실로 들어갔다. 보호자는 같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나는 그냥 대기실에서 기다렸고 그 사이 나나는 예정대로 초음파를 찍었다. 초음파 촬영사는 똑똑한 여자분이었고 친절하게 잘 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나가 임산부인지라 엎드리게 할 순 없어서 똑바로 눕게 해놓고 배를 통해 초음파를 찍었던 것이다. 따라서 방광을 찍을 때 뭔가 큰 머리가 살찍 스치는 것이.... 그렇다. 우연히도 호빵이가 잡힌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나나는 촬영사에게 "이거 우리 아이 맞죠?"라고 했는데 어이없게도 촬영사는 황급히 "아니에요!! 애기는 다른 위치에 있어요!!" 하며 애써 부정하려 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촬영실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고...
사실 나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향후 혹시 모를 의료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아기가 초음파에 비쳤던 것을 부정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방광과 자궁은 거의 겹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영상에 미친 것은 호빵이가 틀림이 없다고 나나는 확신했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호빵이의 모습을 살짝 볼 수 있었으니... 내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귀여운 호빵이가 잘 크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다.
어제 저녁에는 갑자기 아시아나 항공에서 인천-시카고 노선 특가가 떠서 냉큼 두 사람 표를 예약해버렸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한국에 가게 되어 얼떨떨하고 나나는 장거리 비행을 할 생각에 걱정부터 앞선다고 하지만 원래 여행이라는 것이 이렇게 즉흥성이 있어서 재미있는 것이다. 미리 계획한 것보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즐겁게 편안한 휴식을 즐기다가 왔음 좋겠다.
2015년 9월 27일 일요일
호빵이와 태동
이래저래 바쁜 한 주가 지나갔다.
호빵이는 점점 더 뚜렷한 태동을 보이며 힘차게 잘 크고 있는듯. 흐뭇하다.
인터넷에서 연애인들의 아이들을 보며, 블로거들의 아이들을 보며 호빵이는 이렇게 생겼음 좋겠다. 누굴 닮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난 호빵이가 태어나면 이걸 시켜야지, 저걸 해보게 해야지 하는 기대에 들떠있고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쿨하되 유행을 쫓지 않는 이름으로 지어야지 하는 고민도 해본다.
그렇지만 결국 호빵이가 태어나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할까 하는 문제로 나의 고민은 귀결이 된다. 나는 돈을 벌 수 있을 것인가? 육아를 훌륭히 해낼 수 있을 것인가? 나나를 잘 도울 수 있을 것인가?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들.
신생아때부터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라 신경써야 할 온갖 것들이 머릿속을 휘젓기도 한다. 이 모든 고민 속에서 나는 얼마나 굳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고민이 작은 회오리를 만들며 지나가는 주말이다.
호빵이는 점점 더 뚜렷한 태동을 보이며 힘차게 잘 크고 있는듯. 흐뭇하다.
인터넷에서 연애인들의 아이들을 보며, 블로거들의 아이들을 보며 호빵이는 이렇게 생겼음 좋겠다. 누굴 닮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난 호빵이가 태어나면 이걸 시켜야지, 저걸 해보게 해야지 하는 기대에 들떠있고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쿨하되 유행을 쫓지 않는 이름으로 지어야지 하는 고민도 해본다.
그렇지만 결국 호빵이가 태어나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할까 하는 문제로 나의 고민은 귀결이 된다. 나는 돈을 벌 수 있을 것인가? 육아를 훌륭히 해낼 수 있을 것인가? 나나를 잘 도울 수 있을 것인가?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들.
신생아때부터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라 신경써야 할 온갖 것들이 머릿속을 휘젓기도 한다. 이 모든 고민 속에서 나는 얼마나 굳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고민이 작은 회오리를 만들며 지나가는 주말이다.
2015년 9월 18일 금요일
태동
드디어 나나가 태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2015년 9월 17일의 일이다.
정확히는 9월 16일, 어제부터라고 한다. 뱃속에서 뭔가 손가락으로 살짝 미는 느낌? 혹은 보글보글거리는 느낌? 아니면 기생충(?!)같은 게 움직이는 느낌? 그런 느낌이 전달되었다고 한다.
어떤 느낌일까? 내 뱃속에서 다른 생명체가 움직이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남자는 평생 가도 느껴볼 수 없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엄청난 진짜 기생충을 뱃속에 넣고 있지 않는한...
앞으로 호빵이는 더욱 자라고, 커지고, 강해질 것이다. 태동도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동영상에서 본 것처럼 눈으로 보이는 태동을 한다면 얼마나 감동적일까. 그날이 기다려진다.
점점 호빵이가 존재를 드러내면서 신기하다는 느낌과 함께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늘어난다. 이제 정말 단어 하나라도 잘 선택해서, 호빵이 듣기 좋은 말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태동이 일어난 기념으로 호빵이에게 동화를 들려주었다. 나나가 전에 주문한 나쁜 꿈을 무서워하는 아기 토끼 이야기. 나쁜 꿈에 당당히 맞서고 그것을 좋은 꿈으로 바꾸는 이야기인데 정말 태담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호빵이도 용감한 아이가 되길 빌어본다.
2015년 9월 17일의 일이다.
정확히는 9월 16일, 어제부터라고 한다. 뱃속에서 뭔가 손가락으로 살짝 미는 느낌? 혹은 보글보글거리는 느낌? 아니면 기생충(?!)같은 게 움직이는 느낌? 그런 느낌이 전달되었다고 한다.
어떤 느낌일까? 내 뱃속에서 다른 생명체가 움직이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남자는 평생 가도 느껴볼 수 없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엄청난 진짜 기생충을 뱃속에 넣고 있지 않는한...
앞으로 호빵이는 더욱 자라고, 커지고, 강해질 것이다. 태동도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동영상에서 본 것처럼 눈으로 보이는 태동을 한다면 얼마나 감동적일까. 그날이 기다려진다.
점점 호빵이가 존재를 드러내면서 신기하다는 느낌과 함께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늘어난다. 이제 정말 단어 하나라도 잘 선택해서, 호빵이 듣기 좋은 말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태동이 일어난 기념으로 호빵이에게 동화를 들려주었다. 나나가 전에 주문한 나쁜 꿈을 무서워하는 아기 토끼 이야기. 나쁜 꿈에 당당히 맞서고 그것을 좋은 꿈으로 바꾸는 이야기인데 정말 태담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호빵이도 용감한 아이가 되길 빌어본다.
2015년 9월 3일 목요일
Job Market
오늘 잡마켓 워크샵 첫 세션에 다녀와서 완전히 뻗어버렸다. 나나가 묻는 말에 대답도 못하고 골아 떨어진 후에, 리시빙룸 마감 시간 전에 겨우 몸을 일으켜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소포를 받으러 갔다.
상자 안에는 어머니께서 정성스럽게 싸주신 것들로 가득. 그 중에서도 핵심은 한달을 걸려 손수 만드신 미숫가루였다. 그 맛은 그야말로 일품. 이제 출출할 때마다 먹을 수 있는 것이 생겼다.
밤에는 지금까지 나온 잡 포스팅을 정리했다. 언제나 처음 나오는 자리들은 아주아주 팬시한,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 그런 자리들. 그래도 왠지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 아주 좋겠지 하는 공상 속에 빠져보기도 했다. 올해는 초반부터 유난히 텔레비전 미디어 관련 포스팅이 눈에 띤다. 걔네들이 나를 뽑아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넣어보기로 하고 그것에 맞춰 첫 커버레터를 썼다. 썼다기보다는 올 초에 사용했던 커버레터를 좀 손보는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이제 2015-16 잡마켓에 들어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호빵이가 나오기 전에 내가 무언가 되는 것은 아마도 욕심이겠지. 하지만 호빵이의 응원을 받아 선전하길 간절히 염원해본다.
상자 안에는 어머니께서 정성스럽게 싸주신 것들로 가득. 그 중에서도 핵심은 한달을 걸려 손수 만드신 미숫가루였다. 그 맛은 그야말로 일품. 이제 출출할 때마다 먹을 수 있는 것이 생겼다.
밤에는 지금까지 나온 잡 포스팅을 정리했다. 언제나 처음 나오는 자리들은 아주아주 팬시한,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 그런 자리들. 그래도 왠지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 아주 좋겠지 하는 공상 속에 빠져보기도 했다. 올해는 초반부터 유난히 텔레비전 미디어 관련 포스팅이 눈에 띤다. 걔네들이 나를 뽑아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넣어보기로 하고 그것에 맞춰 첫 커버레터를 썼다. 썼다기보다는 올 초에 사용했던 커버레터를 좀 손보는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이제 2015-16 잡마켓에 들어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호빵이가 나오기 전에 내가 무언가 되는 것은 아마도 욕심이겠지. 하지만 호빵이의 응원을 받아 선전하길 간절히 염원해본다.
2015년 8월 23일 일요일
무모한 도전
임신 중기가 가까워오면서 점점 임신이라는 사실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많은 사람이 호빵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성별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호빵이의 이름을 뭘로 할까를 토의했고 아직 마땅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어제 나나가 육아에 대한 짤막한 글을 퍼다 주었다. 결론이 엉뚱하게 "아기를 낳자"는 식으로 난 글이라 좀 못마땅했지만 출생후 첫 수개월의 노동강도를 알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글이었다. 두 시간마다 깨워서 수유하고 수시로 하루 열 번 기저귀 갈고, 씻기고, 그 와중에 수시로 일어나 울어대고, 그 와중에 또 산모는 식사를 해야 하고, 여기에 각종 돌발상황까지. 미리 계획하고 스케줄을 짜기 좋아하는 나에게도 참 각이 안나오는 현실이었다.
생각해보면 임신 그 자체가 인생에 있어서 "무모한 도전"인 것 같다. 그런데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이 수많은 사람들도 다 이렇게 "무모한 도전"을 거쳐 길러졌을 것 아닌가? 어짜피 인생은 그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다. 나와 나나는 이러한 도전을 통해 강해질 것이다. 그렇게 호빵이의 부모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두려움은 역시 경제적인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주거 문제. 요즘은 일자리는 하늘이 정해주는 거라 생각하고 운명에 몸을 맡길 생각을 하고 있지만 당장 한국에 취직이 될지 미국에 취직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는 내년 이맘때 어딘기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그에 앞서 어떻게라도 취직을 해야 할텐데 하는. 이것은 하나의 목표의식이기도 하지만 부담감이기도 하다.
하아... 사실 미리 생각해봤자 머리만 복잡한 일들. 오늘도 호빵이 숨소리 듣고 나나에게 순두부찌개나 잘 끓여줘야겠다. ㅋㅋ
어제 나나가 육아에 대한 짤막한 글을 퍼다 주었다. 결론이 엉뚱하게 "아기를 낳자"는 식으로 난 글이라 좀 못마땅했지만 출생후 첫 수개월의 노동강도를 알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글이었다. 두 시간마다 깨워서 수유하고 수시로 하루 열 번 기저귀 갈고, 씻기고, 그 와중에 수시로 일어나 울어대고, 그 와중에 또 산모는 식사를 해야 하고, 여기에 각종 돌발상황까지. 미리 계획하고 스케줄을 짜기 좋아하는 나에게도 참 각이 안나오는 현실이었다.
생각해보면 임신 그 자체가 인생에 있어서 "무모한 도전"인 것 같다. 그런데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이 수많은 사람들도 다 이렇게 "무모한 도전"을 거쳐 길러졌을 것 아닌가? 어짜피 인생은 그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다. 나와 나나는 이러한 도전을 통해 강해질 것이다. 그렇게 호빵이의 부모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두려움은 역시 경제적인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주거 문제. 요즘은 일자리는 하늘이 정해주는 거라 생각하고 운명에 몸을 맡길 생각을 하고 있지만 당장 한국에 취직이 될지 미국에 취직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는 내년 이맘때 어딘기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그에 앞서 어떻게라도 취직을 해야 할텐데 하는. 이것은 하나의 목표의식이기도 하지만 부담감이기도 하다.
하아... 사실 미리 생각해봤자 머리만 복잡한 일들. 오늘도 호빵이 숨소리 듣고 나나에게 순두부찌개나 잘 끓여줘야겠다. ㅋㅋ
2015년 8월 19일 수요일
튼살 크림과 딸랑이
나나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면서 살 트는 것이 걱정이다. 당장 배가 간질간질하다는 나나. 그래서 며칠 전에 클라란스가 좋다는 나나 말을 듣고 클라란스 임산부 세트를 여기저기 알아보았고 이렇게 내가 서두른 덕에!! 클라란스 쿠폰을 늦지 않게 적용받고 할인가격에 클라란스 튼살 크림 세트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보너스로 토끼 모양의 아기 딸랑이가 껴 있었고, 그것을 나나가 딸랑딸랑 흔들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리가 처음 구입(?)한 호빵이의 장난감. 이 딸랑이를 새로 태어난 호빵이에게 흔들어줄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감격스러워진 것이다. 이렇게 나나 배속에 있는 호빵이는 문득문득 일상 속의 나에게 다가온다. 앞으로 장만하게될 호빵이 용품들을 살 때마다 이런 기분이 들까? 호빵이가 내게 배시시 웃음을 지을 때 난 얼마나 행복할까? 호빵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임신에 대한 가장 큰 고정관념이자 편견은 임산부가 뱃속의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준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태교'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이 더해져 임산부들은 어느새 아이의 생성에 절대적인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아기가 태어나면 어짜피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할 산모들에게 이러한 짐은 실로 부당하다. 아기가 건강히 자라려면 산모가 우선 행복해야 함을 사람들은 너무 쉽게 까먹는다.
그런데 여기에 보너스로 토끼 모양의 아기 딸랑이가 껴 있었고, 그것을 나나가 딸랑딸랑 흔들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리가 처음 구입(?)한 호빵이의 장난감. 이 딸랑이를 새로 태어난 호빵이에게 흔들어줄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감격스러워진 것이다. 이렇게 나나 배속에 있는 호빵이는 문득문득 일상 속의 나에게 다가온다. 앞으로 장만하게될 호빵이 용품들을 살 때마다 이런 기분이 들까? 호빵이가 내게 배시시 웃음을 지을 때 난 얼마나 행복할까? 호빵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임신에 대한 가장 큰 고정관념이자 편견은 임산부가 뱃속의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준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태교'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이 더해져 임산부들은 어느새 아이의 생성에 절대적인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아기가 태어나면 어짜피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할 산모들에게 이러한 짐은 실로 부당하다. 아기가 건강히 자라려면 산모가 우선 행복해야 함을 사람들은 너무 쉽게 까먹는다.
2015년 8월 11일 화요일
두 번째 검진
오늘 참 많은 일이 일어났다.
이런 날은 나도 꿈을 꾼다. 사람이 많이 나오는 꿈. 왁자지껄하고, 무슨 수련회같은 분위기에 사람들과 여러 가지 감정들을 주고 받고. 뭐 아무튼 나쁜 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전에 나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아침을 즐기고 있는데 전화가 한 통 왔다. 지난 번 MaterniT21 테스트 결과가 나왔는데 산모한테만 직접 결과를 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자고 있는 나나를 깨울 수는 없었고 그냥 이따가 닥터 만나는데 그 때 얘기할 거라고 말해줬다. 혹시나 하는 나의 걱정을 목소리로 읽었는지 그 쪽에서는 나쁜 소식은 아니라고 했다. 그래 일단 이 테스트 결과는 좋구나. 그리고 당연히도 아이의 성별 정보가 있겠지. 드디어 오늘 딸인지 아들인지 판명나겠구나.
대충 먹고 정확히 한 블럭 떨어진 산부인과로 향했다. 이상한 엘리베이터를 잡고 병원을 찾아 들어가 접수하는 것까지 이제 모든 것이 능숙했다. 내가 또 어리버리 까기 전까지는 ㅋㅋㅋ
닥터 모제스를 만나 처음 한 일은 테스트 결과를 듣는 일이었다. 오늘은 왠지 딱딱한 느낌으로 우리를 대한 닥터 모제스는 우리에게 테스트를 받았는지를 물었고 난 오늘 오전에 전화 받은 얘기를 그대로 해주었다. 실제로 그의 파일에 테스트 결과가 도착해 있었다. 일단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안심했다. 우리 호빵이는 건강한 아이인 모양이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 아이의 성별. 성별을 알고 싶냐고 물어봤다. 우리는 당연히 알고 싶다고 했다. Are you sure?하면서 반문하는 모제스. 당연하지. 우리는 둘다 궁금한 건 못참는 성격이거든. ㅋㅋㅋ
드디어 moment of truth. 난 딸이었음 좋겠고 나나는 아들이었음 좋겠다고 했다. 지체없이 모제스 입에서 떨어진 소리. It's a boy!
그랬다. 호빵이는 보이였다. 어제부터 우리는 호빵이를 호빵맨으로 부르고 호빵맨 노래도 부르면서 놀았는데 희한하게도 그렇게 호빵이는 'man'이었다.
나나는 기뻐했고 나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딸을 간절히 바랐던 나는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오늘 발표 이전에 우리는 다 알고 있었던 거나 다름없었다. 모든 지표들이 다 아들을 가리키고 있었고, 심지어는 오늘 오전 나나가 신기한 꿈을 꾸었다. 나나가 꿈속에서 '남자' 아이들과 물총을 쏘고 과일을 던지며 놀았단다. '물총놀이' 이 얼마나 상징적인가. 0.1 프로의 희망도 갖지 말라는, 딸은 꿈도 꾸지 말라는 하늘의 신호? ㅋㅋ
어쨌든 뭐 그다지 놀랍지도 새삼스럽지도 않았던 아들 판정. 그렇지만 이제 호빵이가 아들인 건 '기정 사실'이 되었다.
그 다음에 한 일은 나나의 배를 무슨 미니 초음파기 같은 걸로 더듬어서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는 일이었다. 근데 한참을 초음파기로 찾아도 뭔가 잘 안 찾아지는 느낌. 그래서 포기하고 즉시 초음파실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지난 번과는 달리 복부 초음파였다. 그만큼 호빵이가 많이 자란 것이다. 오늘도 호빵이 아빠는 어리버리. "니가 불을 담당해"라고 하는 닥터 모제스의 말뜻을 못알아듣고 그냥 형광등 스위치 가서 딱 서버리는 저 담대함 ㅋㅋㅋ
초음파 헤드를 대자마자 호빵이는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었다. 지난번보다 훨씬 더 커 있는 호빵이. 무사히 잘 자라고 있는 호빵이한테 고맙고, 하느님께 감사했다.
호빵이는 팔다리, 발가락 손가락까지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다. 얼굴도 물론이었다. 그런데!! 얼굴이 너무 대놓고 아빠를 닮은 것이 초음파로 확인되었다!! 일단 둥글게 큰 머리와 땡그란 두 눈, 툭 나온 주둥이까지. 정말 누가봐도 내 아들이라는 느낌. 나나한테는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 닮은 정도가 너무 심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나를 닮았다고 하니까 닥터 모제스 왈. "아냐, 아빠보다 훨씬 귀여운걸!"
이런 날은 나도 꿈을 꾼다. 사람이 많이 나오는 꿈. 왁자지껄하고, 무슨 수련회같은 분위기에 사람들과 여러 가지 감정들을 주고 받고. 뭐 아무튼 나쁜 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전에 나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아침을 즐기고 있는데 전화가 한 통 왔다. 지난 번 MaterniT21 테스트 결과가 나왔는데 산모한테만 직접 결과를 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자고 있는 나나를 깨울 수는 없었고 그냥 이따가 닥터 만나는데 그 때 얘기할 거라고 말해줬다. 혹시나 하는 나의 걱정을 목소리로 읽었는지 그 쪽에서는 나쁜 소식은 아니라고 했다. 그래 일단 이 테스트 결과는 좋구나. 그리고 당연히도 아이의 성별 정보가 있겠지. 드디어 오늘 딸인지 아들인지 판명나겠구나.
대충 먹고 정확히 한 블럭 떨어진 산부인과로 향했다. 이상한 엘리베이터를 잡고 병원을 찾아 들어가 접수하는 것까지 이제 모든 것이 능숙했다. 내가 또 어리버리 까기 전까지는 ㅋㅋㅋ
닥터 모제스를 만나 처음 한 일은 테스트 결과를 듣는 일이었다. 오늘은 왠지 딱딱한 느낌으로 우리를 대한 닥터 모제스는 우리에게 테스트를 받았는지를 물었고 난 오늘 오전에 전화 받은 얘기를 그대로 해주었다. 실제로 그의 파일에 테스트 결과가 도착해 있었다. 일단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안심했다. 우리 호빵이는 건강한 아이인 모양이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 아이의 성별. 성별을 알고 싶냐고 물어봤다. 우리는 당연히 알고 싶다고 했다. Are you sure?하면서 반문하는 모제스. 당연하지. 우리는 둘다 궁금한 건 못참는 성격이거든. ㅋㅋㅋ
드디어 moment of truth. 난 딸이었음 좋겠고 나나는 아들이었음 좋겠다고 했다. 지체없이 모제스 입에서 떨어진 소리. It's a boy!
그랬다. 호빵이는 보이였다. 어제부터 우리는 호빵이를 호빵맨으로 부르고 호빵맨 노래도 부르면서 놀았는데 희한하게도 그렇게 호빵이는 'man'이었다.
나나는 기뻐했고 나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딸을 간절히 바랐던 나는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오늘 발표 이전에 우리는 다 알고 있었던 거나 다름없었다. 모든 지표들이 다 아들을 가리키고 있었고, 심지어는 오늘 오전 나나가 신기한 꿈을 꾸었다. 나나가 꿈속에서 '남자' 아이들과 물총을 쏘고 과일을 던지며 놀았단다. '물총놀이' 이 얼마나 상징적인가. 0.1 프로의 희망도 갖지 말라는, 딸은 꿈도 꾸지 말라는 하늘의 신호? ㅋㅋ
어쨌든 뭐 그다지 놀랍지도 새삼스럽지도 않았던 아들 판정. 그렇지만 이제 호빵이가 아들인 건 '기정 사실'이 되었다.
그 다음에 한 일은 나나의 배를 무슨 미니 초음파기 같은 걸로 더듬어서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는 일이었다. 근데 한참을 초음파기로 찾아도 뭔가 잘 안 찾아지는 느낌. 그래서 포기하고 즉시 초음파실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지난 번과는 달리 복부 초음파였다. 그만큼 호빵이가 많이 자란 것이다. 오늘도 호빵이 아빠는 어리버리. "니가 불을 담당해"라고 하는 닥터 모제스의 말뜻을 못알아듣고 그냥 형광등 스위치 가서 딱 서버리는 저 담대함 ㅋㅋㅋ
초음파 헤드를 대자마자 호빵이는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었다. 지난번보다 훨씬 더 커 있는 호빵이. 무사히 잘 자라고 있는 호빵이한테 고맙고, 하느님께 감사했다.
호빵이는 팔다리, 발가락 손가락까지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다. 얼굴도 물론이었다. 그런데!! 얼굴이 너무 대놓고 아빠를 닮은 것이 초음파로 확인되었다!! 일단 둥글게 큰 머리와 땡그란 두 눈, 툭 나온 주둥이까지. 정말 누가봐도 내 아들이라는 느낌. 나나한테는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 닮은 정도가 너무 심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나를 닮았다고 하니까 닥터 모제스 왈. "아냐, 아빠보다 훨씬 귀여운걸!"
저번에도 느낀거지만 이 산부인과의 초음파 기계는 참 후지다. 이렇게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출력되어 나오는 그림은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정확한 형상을 파악하기 힘들다. 어쨌든 이것이 오늘 얻은 그림 가운데 그나마 가장 나은 것이다. 20주에 정밀 초음파를 통해서 호빵이의 정확한 모습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호빵이의 성별을 확인하자마자 우리가 한 일은 아이의 이름을 짓는 일! 우선 영어 이름부터. 이제 생각했던 이름의 범위를 절반으로 좁힐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남자애 이름은 너무 뻔한 것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 우리 호빵이는 무슨 이름을 갖고 태어나게 될까? 이름을 빨리 지어주고 싶다.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도 쿨한 영어 이름이어야 한다.
12주를 향해 가고 있으니 이제 나나의 입덧도 좀 좋아졌음 좋겠다. 조금씩 좋아지고는 있다고 하는데 구토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
나나와, 그리고 호빵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2015년 8월 10일 월요일
Job
이렇게 호빵이 어머님께서 글을 남기셨으나 아빠인 내가 가만 있을 순 없다 ㅋㅋ
오늘은 오랜만에 대학원생 동료들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1년차부터 동문수학했던 타다시가 (얄밉게도 ^^) 나보다 먼저 취직을 하여 졸업을 하고 이사를 가게 되었다. 뉴욕주 빙햄턴 대학의 1년짜리 포닥으로. 그 힘들다는 논문도 디펜스하고 이제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자의 여유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도 저런 날이 올까 싶은 생각.
작년에 TA를 같이 했던 코벨도 뒤늦게 테녀트랙자리로 가게 되었다. 잡마켓 정말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갈 사람은 어떻게도 가는구나 싶기도 하다. 실력도 있는 티칭도 잘 하는 친구여서 어디든 갈 거란 생각을 했는데 잡마켓이 닫히기 직전에 골인에 성공하였다. 직장이 무려 몬테레이라는!! 샌프란시스코 여행갔을 때 우리가 사랑에 빠졌던 아름다운 도시 몬테레이로 이사를 간다니 부럽기만 하다.
이제 호빵이가 나오면 세 식구. 내 어깨는 당연히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내년에는 무슨 직장이라도 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올해 나의 잡서치는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특히 내가 아이 갖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 데에는 내 불안정한 지위가 가장 컸다. 졸업은 계속 늦춰지고 잡은 까마득하고, 땡전한푼 못버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지만 이제 새로 태어날 우리 호빵이로 인해 나는 열심히 살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은 것이다. 나나 뱃속에 있는 호빵이에게 벌써부터 고맙다. 그래. 더 열심히 논문 쓰고 커버레터를 써서 내년에는 오늘 환송한 친구들이 부럽지 않는 내가 되도록 해야겠다.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지만 내가 아빠가 될 거라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아직 first trimester가 지나지 않은 것도 있고 조금씩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그렇지만 이런 소식을 알릴 때가 오면 너무 당당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 같다. 뭔가 든든한 느낌? 좋은 느낌이 든다.
내일 병원 가려면 일찍 자두어야겠다. ㅋ
오늘은 오랜만에 대학원생 동료들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1년차부터 동문수학했던 타다시가 (얄밉게도 ^^) 나보다 먼저 취직을 하여 졸업을 하고 이사를 가게 되었다. 뉴욕주 빙햄턴 대학의 1년짜리 포닥으로. 그 힘들다는 논문도 디펜스하고 이제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자의 여유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도 저런 날이 올까 싶은 생각.
작년에 TA를 같이 했던 코벨도 뒤늦게 테녀트랙자리로 가게 되었다. 잡마켓 정말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갈 사람은 어떻게도 가는구나 싶기도 하다. 실력도 있는 티칭도 잘 하는 친구여서 어디든 갈 거란 생각을 했는데 잡마켓이 닫히기 직전에 골인에 성공하였다. 직장이 무려 몬테레이라는!! 샌프란시스코 여행갔을 때 우리가 사랑에 빠졌던 아름다운 도시 몬테레이로 이사를 간다니 부럽기만 하다.
이제 호빵이가 나오면 세 식구. 내 어깨는 당연히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내년에는 무슨 직장이라도 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올해 나의 잡서치는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특히 내가 아이 갖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 데에는 내 불안정한 지위가 가장 컸다. 졸업은 계속 늦춰지고 잡은 까마득하고, 땡전한푼 못버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지만 이제 새로 태어날 우리 호빵이로 인해 나는 열심히 살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은 것이다. 나나 뱃속에 있는 호빵이에게 벌써부터 고맙다. 그래. 더 열심히 논문 쓰고 커버레터를 써서 내년에는 오늘 환송한 친구들이 부럽지 않는 내가 되도록 해야겠다.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지만 내가 아빠가 될 거라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아직 first trimester가 지나지 않은 것도 있고 조금씩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그렇지만 이런 소식을 알릴 때가 오면 너무 당당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 같다. 뭔가 든든한 느낌? 좋은 느낌이 든다.
내일 병원 가려면 일찍 자두어야겠다. ㅋ
2015년 8월 9일 일요일
처음 써보는 글
오늘 성운씨가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학교 모임에 가고
반공기 맛나게 먹고났더니 그 덕분인지 앉을 기력이 생겨서^^ 처음으로 몇 자 적어본다.
우리 호빵이는 오늘로 12주 채웠고. 초음파 기준으로는 11주. 아 이거 딱 일주일 차이나니까 매번 어떤걸로 말해야 할지 헷갈린다.
지루하고도 힘든 입덧은 아직 끝이 보인다고는 못하겠지만 ㅠㅠ
그래도 반환점은 돌지 않았나... 그래서 이제 내리막길이구나 싶은 생각은 든다.
그러나 아직도 맘만 먹으면 어느 순간이라도 즉시 토할 수 있는 상태... 에휴
그래도 매우 열심히, 성실하게 케어해주는 아빠 덕분에 엄마는 비교적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단다 호빵아^^
아빠의 이 성실함, 이 끈기, 이 꾸준함을 꼭 닮아서 나오렴 ㅋㅋㅋㅋ
내일은 두번째로 산부인과 가는 날.
아마 초음파로 우리 호빵이의 좀더 자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마터닛21 테스트 결과도 나올 듯. 별 이상없겠지?
빨리 입덧이 나아져서 사람답게 매일 세수도 좀 하고 맛난 김치볶음밥도 해서 성운씨의 은혜에 보답도 좀 하고 ㅋ
예쁜 호빵이 옷도 사러 다니고 할 수 있었음 좋겠다.
아... 그런 날이 과연 오긴 올까 싶다만은 ㅎㅎㅎ
월남쌈
사실 월남쌈은 만들기가 귀찮아서 좀 기피했었다. 나나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를 때도 주저주저하며 홀푸즈의 월남쌈을 대신 사주곤 했었다. 불로 요리하는 것은 적지만 재료 다듬기가 너무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이걸 준비하는 동안 헝거 어택이 찾아오곤 했었다.
그렇지만 입덧하는 나나가 먹고 싶은 거라면 지옥까지 마다하랴. 새우랑 간고기 야무지게 사서 어제 밤 냉장고에 차곡차곡 저장해놓았다. 그리고 오늘 낮에 드디어!! 두둥!! 맛난 월남쌈을 먹는데 성공!!
역시 월남쌈은 비주얼로 먹고 들어가는 음식이다.
결혼전 나나랑 월남쌈 먹으면서 데이트 다닐 때 라이스 페이퍼로 쌈 못싼다며 혼났던 기억이 ;;;; 지금도 역시 서툴지만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위안을 해야겠지? ^^;;; 오늘도 먹다가 터지고 흘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호빵이 아빠는 왜 이렇게 칠칠치 못한가.
나나는 랩 안에서 상큼하게 터지는 야채와 파인애플의 맛이 월남쌈의 핵심이라고 하겠지만 난 무엇보다 저 두툼한 면과 고기가 어우러지는 육식의 느낌이 빠지면 섭섭하다.
아무튼 배불리 먹고 남은 재료는 마저 라이스페이퍼로 싸서 엑스트라 끼니로 만들어 두었다. 재료가 남았기에 월남쌈 한 번 더!!를 외쳐본다.
어제 홍영이에게 전화가 왔다. 특유의 어눌하고 느린 모노톤 목소리로 최상급의 기쁨을 표현하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오랜만에 들은 목소리라 반갑기도 했지만 기쁜 소식을 나누려니 더욱 반가운 느낌. 그래. 너에게도 조카가 생기는구나. 태리에게는 사촌이구나.
오늘 장모님 생신이라 장모님과 통화를 했다. 그리고 장모님이 성우에게도 소식을 알리셨다는 걸 알았다. 식사를 하다가 깜짝 놀랄 소식을 들었을 성우의 표정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제 우리의 두 동생까지 호빵이 소식을 알게 되었다.
호빵이에게는 태어나자마자부터 만인의 사랑을 받게 하고 싶다. 적어도 양쪽 부모님과 삼촌들에게는 사랑을 아쉬움없이 받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호빵아! ^^
2015년 8월 7일 금요일
호빵아 도와줘!
오늘 나나가 세 번을 토했다. 아마도 이것이 입덧의 종착역인 폭풍 토덧?
점심때는 콩나물국을 끓였고 저녁때는 계란찜을 해서 먹였지만 그 대부분이 밖으로 나오고야 말았다. 이렇게 먹질 못하면 몸도 힘들어질텐데. 먹질 못해서 큰일이다.
할 수 없는 요리가 별로 없는 지금의 내가 참 한심스럽다.
호빵아 좀만 도와줘!
점심때는 콩나물국을 끓였고 저녁때는 계란찜을 해서 먹였지만 그 대부분이 밖으로 나오고야 말았다. 이렇게 먹질 못하면 몸도 힘들어질텐데. 먹질 못해서 큰일이다.
할 수 없는 요리가 별로 없는 지금의 내가 참 한심스럽다.
호빵아 좀만 도와줘!
2015년 8월 4일 화요일
MaterniT 21 Test
어제 날짜(8월 3일) 오전 11시에 나나는 MaterniT 21 테스트를 받았다. 기형아 검사와 더불어 아이 성별까지 알려주는 테스트. 뭐 그닥 궁금하진 않지만 덕분에 겁나 빨리 호빵이의 성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엄마에게서 축하의 카톡 메시지 도착. 뭔가 최상급의 어휘를 써서 기쁨을 표현하려 한 것 같은데 "벼슬"이라니 ㅋㅋㅋ
태반과 양수가 형성되기 위해 산모가 수분을 많이 필요로하는 시기이다. 수분을 많이 빼앗겨서 그런지 나나는 온종일 두통과 씨름하고 있다. 이제 물과의 싸움.
엄마에게서 축하의 카톡 메시지 도착. 뭔가 최상급의 어휘를 써서 기쁨을 표현하려 한 것 같은데 "벼슬"이라니 ㅋㅋㅋ
태반과 양수가 형성되기 위해 산모가 수분을 많이 필요로하는 시기이다. 수분을 많이 빼앗겨서 그런지 나나는 온종일 두통과 씨름하고 있다. 이제 물과의 싸움.
2015년 8월 3일 월요일
빕스
입덧하는 산모들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먹어봤던 역사적인 음식들이 그리워질 때가 많다고 한다. 학창시절 맛있게 먹었던 분식집의 맛이 그리워서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아가기도 한다고 한다.
어제 밤에 나나는 빕스의 샐러드바, 그 중에서도 연어가 먹고싶다고 했다. 결혼전 데이트하면서 정말 많이 갔던 장소. 한국 가기만 하면 꼭 들러서 샐러드바를 이용했던 장소. 거기서 연어 정말 많이 먹었지. 칵테일 새우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한 접시 가득 잔해만 남은 새우가 아직도 눈앞에 선선하다. 우리는 주로 샐러드바를 많이 이용했는데, 패밀리 레스토랑인지라 나중에는 비빔밥과 같은 어르신들이 드실 수 있는 메뉴들이 추가된 걸로 기억한다. 난 항상 그런 촌스런 입맛의 음식만 골라 먹어서 나나가 입맛 한번 되게 시골이라고 늘 놀렸었다.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 한국 임산부들은 이게 문제다. 뭘 먹고 싶어도 한국까지 날아갈 수 없는 노릇이다. 빕스가 미국 지점좀 냈으면... 어쨌든 오늘의 미션은 최대한 빕스 연어의 맛을 내는 것이었다. 홀푸즈에서 우리가 가끔 먹었던 훈제 연어를 사고, 양파 잘게 썰어서 얼음물에 담그고 레몬즙 뿌리고 케이퍼 얹고 끝! 래디쉬 소스가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그것은 빕스가 특제로 만든 거라서 여기서 파는 래디쉬랑은 맛이 다르다고 한다.
비주얼은 영 꽝이네 ㅋㅋ. 훈제연어가 좀 짜긴 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점심 한 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오늘은 한국 시간으로 아빠 생일. 전에 계획했던 대로 아빠 생일 선물 겸 나나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생일날 아침 댓바람부터 골프를 치러 나간 두 분은 한 세 시간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바깥이라서 뭔가 부산한 느낌, 계속 끊기는 인터넷 연결 때문에 제대로 충분히 얘기할 순 없었지만 일단 좋은 소식을 전했고 기뻐하는 아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미국에 있는 동안 하도 애를 재촉했던 탓에 얄미운 마음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어쨌든 기쁜 소식은 나눌 수록 기쁜 거라고, 얘기를 하고 기뻐하는 음성을 들으니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이제 엄마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다. 물론 첫 손주를 이미 보긴 했지만 여기 미국에서 태어날 손주도 반가운 소식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닌가?
드디어 호빵이가 나나의 배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한 번 찡한 감정이 몰려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일이다.
어제 밤에 나나는 빕스의 샐러드바, 그 중에서도 연어가 먹고싶다고 했다. 결혼전 데이트하면서 정말 많이 갔던 장소. 한국 가기만 하면 꼭 들러서 샐러드바를 이용했던 장소. 거기서 연어 정말 많이 먹었지. 칵테일 새우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한 접시 가득 잔해만 남은 새우가 아직도 눈앞에 선선하다. 우리는 주로 샐러드바를 많이 이용했는데, 패밀리 레스토랑인지라 나중에는 비빔밥과 같은 어르신들이 드실 수 있는 메뉴들이 추가된 걸로 기억한다. 난 항상 그런 촌스런 입맛의 음식만 골라 먹어서 나나가 입맛 한번 되게 시골이라고 늘 놀렸었다.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 한국 임산부들은 이게 문제다. 뭘 먹고 싶어도 한국까지 날아갈 수 없는 노릇이다. 빕스가 미국 지점좀 냈으면... 어쨌든 오늘의 미션은 최대한 빕스 연어의 맛을 내는 것이었다. 홀푸즈에서 우리가 가끔 먹었던 훈제 연어를 사고, 양파 잘게 썰어서 얼음물에 담그고 레몬즙 뿌리고 케이퍼 얹고 끝! 래디쉬 소스가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그것은 빕스가 특제로 만든 거라서 여기서 파는 래디쉬랑은 맛이 다르다고 한다.
비주얼은 영 꽝이네 ㅋㅋ. 훈제연어가 좀 짜긴 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점심 한 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오늘은 한국 시간으로 아빠 생일. 전에 계획했던 대로 아빠 생일 선물 겸 나나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생일날 아침 댓바람부터 골프를 치러 나간 두 분은 한 세 시간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바깥이라서 뭔가 부산한 느낌, 계속 끊기는 인터넷 연결 때문에 제대로 충분히 얘기할 순 없었지만 일단 좋은 소식을 전했고 기뻐하는 아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미국에 있는 동안 하도 애를 재촉했던 탓에 얄미운 마음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어쨌든 기쁜 소식은 나눌 수록 기쁜 거라고, 얘기를 하고 기뻐하는 음성을 들으니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이제 엄마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다. 물론 첫 손주를 이미 보긴 했지만 여기 미국에서 태어날 손주도 반가운 소식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닌가?
드디어 호빵이가 나나의 배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한 번 찡한 감정이 몰려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일이다.
2015년 8월 1일 토요일
딸? 아들?
나나가 임신하기 훨씬 전부터 나는 자식을 갖는다면 딸을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만약 호빵이가 아들이라면 상당히 섭섭할 일이긴 하지만.
여자 형제가 없이 자라났고, 그것때문에 막대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나는 어쨌든 딸이 좋은 것이 사실이다. 요새 추세도 딸바보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어쩌면 자기와 다른 성별의 자식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래서 나나는 아들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하도 세상에 딸바보들이 많아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여전히도 아들을 선호하는 남편들이 많다는 사실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최근 나나가 가르쳐준 미국 남편이 쓴 태중일기에 보면 그 남편은 아들을 보고 싶어 했다. 아들이 태어나면 같이 "guy thing"을 할 수 있다나뭐라나. 같이 낚시도 가고 캠핑도 가고, 야구도 보러 가고. 뭐 그런 것이다. 우리도 아들이 태어나면 야구장 buddy가 하나 생기는 셈이니 뭐 나쁘진 않다.
그렇지만 아직 남아선호사상이 서슬퍼렇게 살아 있는 한국에서 남편들이 아들을 원한다고 뻔뻔하게 외쳐대는 일은 참으로 눈꼴사납다. 아마 자신은 남아선호사상이 아니라 그저 개인적 취향이라고 말할 것이지만 과연? 제작년에 우리 이웃으로 이사온 일본인 부부의 남편이 공공연히 아들을 원한다고 해서 대놓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다. 어쨌든 아들을 원하는 남편은 좋게 안보인다.
임신 초기에 입덧 말고 부부의 초미의 관심사는 태중 자식의 성별일 것이다. 우리도 그것이 궁금하다. 호빵이는 딸일까? 아들일까? 여전히 "딸"을 "아들" 앞에 쓰는 걸 보니 난 딸을 선호하는 것이 틀림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임신과 관련된 모든 증상이 딸이 아닌 아들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나나는 모든 임산부가 피한다는 고기와 고기국물을 좋아라 한다. 이렇게 고기 craving이 있으면 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우리 두 사람 사주도 온통 아들이 들었다고 한다. 임신 극초기에 실과 바늘로 보는 최첨단 미신 점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첫째는 아들이라고 나왔다. 둘째는 딸이라고 하는데 현재 둘째까지는 전혀 엄두가 안난다.
이렇게 모든 지표들이 딸이 아닌 아들을 가리키고 있다. 장모님도 거의 아들을 확신하시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민간 신앙(?)보다는 과학을 믿어보련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ㅋㅋㅋ 물론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한다. 누가 나오든 상관없이 귀엽고 예쁠 것이라고. 그것도 맞는 말이다. 설사 아들이 태어난다고 해도 내가 안이뻐할까? 어쨌든 딸이건 아들이건 하늘이 내려주시는 것이니 감사하게 받아들이련다. 그저 무탈하게 건강하게만 태어나다오!
나중에 호빵이가 아들로 태어나 자라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길. 그래도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했잖니? ㅋㅋㅋ
어제는 큰 소리 내서 미안하다 호빵아. 이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앞으로 좋은 소리만 너에게 들려줄게. 엄마한테도 내 미안함을 전해주렴.
여자 형제가 없이 자라났고, 그것때문에 막대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나는 어쨌든 딸이 좋은 것이 사실이다. 요새 추세도 딸바보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어쩌면 자기와 다른 성별의 자식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래서 나나는 아들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하도 세상에 딸바보들이 많아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여전히도 아들을 선호하는 남편들이 많다는 사실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최근 나나가 가르쳐준 미국 남편이 쓴 태중일기에 보면 그 남편은 아들을 보고 싶어 했다. 아들이 태어나면 같이 "guy thing"을 할 수 있다나뭐라나. 같이 낚시도 가고 캠핑도 가고, 야구도 보러 가고. 뭐 그런 것이다. 우리도 아들이 태어나면 야구장 buddy가 하나 생기는 셈이니 뭐 나쁘진 않다.
그렇지만 아직 남아선호사상이 서슬퍼렇게 살아 있는 한국에서 남편들이 아들을 원한다고 뻔뻔하게 외쳐대는 일은 참으로 눈꼴사납다. 아마 자신은 남아선호사상이 아니라 그저 개인적 취향이라고 말할 것이지만 과연? 제작년에 우리 이웃으로 이사온 일본인 부부의 남편이 공공연히 아들을 원한다고 해서 대놓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다. 어쨌든 아들을 원하는 남편은 좋게 안보인다.
임신 초기에 입덧 말고 부부의 초미의 관심사는 태중 자식의 성별일 것이다. 우리도 그것이 궁금하다. 호빵이는 딸일까? 아들일까? 여전히 "딸"을 "아들" 앞에 쓰는 걸 보니 난 딸을 선호하는 것이 틀림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임신과 관련된 모든 증상이 딸이 아닌 아들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나나는 모든 임산부가 피한다는 고기와 고기국물을 좋아라 한다. 이렇게 고기 craving이 있으면 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우리 두 사람 사주도 온통 아들이 들었다고 한다. 임신 극초기에 실과 바늘로 보는 최첨단 미신 점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첫째는 아들이라고 나왔다. 둘째는 딸이라고 하는데 현재 둘째까지는 전혀 엄두가 안난다.
이렇게 모든 지표들이 딸이 아닌 아들을 가리키고 있다. 장모님도 거의 아들을 확신하시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민간 신앙(?)보다는 과학을 믿어보련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ㅋㅋㅋ 물론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한다. 누가 나오든 상관없이 귀엽고 예쁠 것이라고. 그것도 맞는 말이다. 설사 아들이 태어난다고 해도 내가 안이뻐할까? 어쨌든 딸이건 아들이건 하늘이 내려주시는 것이니 감사하게 받아들이련다. 그저 무탈하게 건강하게만 태어나다오!
나중에 호빵이가 아들로 태어나 자라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길. 그래도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했잖니? ㅋㅋㅋ
어제는 큰 소리 내서 미안하다 호빵아. 이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앞으로 좋은 소리만 너에게 들려줄게. 엄마한테도 내 미안함을 전해주렴.
2015년 7월 27일 월요일
카레도 만들었다!!
카레는 예전에 만들어본 적이 있지만 ㅋㅋㅋ
일본 하우스카레 협찬... 레시피는 역시 나나 레시피.
다 잘 되었는데 시식평은 좀 느끼하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버터를 녹이고 버터가 달궈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료를 볶았던 것이다.
버터나 기름이 제대로 달궈지지 않은 채로 재료를 넣으면 그 재료가 기름을 다 흡수한다고.
요리는 찰나의 시간 싸움이다.
부족한 점들을 개선하여 다음 요리에 반영!!
2015년 7월 26일 일요일
죽, 그리고 된장찌개
요리 어쩌고 쓴 게 딱 일주일 전이구나.
그 이후로 나는 드디어 쓰여진 레시피대로 요리를 했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죽을 만들어 합격점(?)을 받았고 오늘도 고기를 넣은 죽, 그리고 된장찌개에 도전해서 생애 최초의 찌개를 끓였다.
그 이후로 나는 드디어 쓰여진 레시피대로 요리를 했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죽을 만들어 합격점(?)을 받았고 오늘도 고기를 넣은 죽, 그리고 된장찌개에 도전해서 생애 최초의 찌개를 끓였다.
죽. 비주얼적으로 보면 성공적이지만 끓이면서 흘러넘치고 장난도 아니었다. 역시 요리는 해봐야 늘고 시행착오로 느는 것이다. 나나가 입덧을 하는 동안 키친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서 그거 하난 좋다 ^^ 죽을 만들게 됨으로써 나나가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때 해줄 수 있는 음식이 생겼다.
된장찌개. 오후에 나나의 레시피 설명을 한참 듣고, 그것을 메모로 옮겼다. 이에 의거하여 장을 보고 찌개를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이거 만드느라 정말 한나절은 쓴 듯 ^^
초보 주부에게 어려운 것은 칼질이다. 재료를 동일한 크기로 썰어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재료 다듬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다보니 요리과정 전체가 좀 꼬이긴 했다. 그렇지만 어찌어찌 찌개를 끓였고 나나의 칭찬도 받았다. 브라보!!
나의 목표는 생활에 필요한 레시피 5개 정도를 익혀서 수시로 식사를 만드는 것이다. 요리를 처음 하는 거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귀찮기보다는 재미있고, 뭔가를 창조하는 작업 같아서 좋았다. 맛있게 먹어준 나나도 너무 고마웠고 ^^ 호빵이가 나오면 이유식도 만들어줘야지. 점점 키친이 내 나와바리로 느껴진다. 다음 목표는 카레다!!
2015년 7월 22일 수요일
아침형 인간
애기를 낳으면 잘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 애기가 두 시간마다 밥달라고 하고 기저귀 갈아줘야 되고 이유없이 시도때도 없이 울어댄다고들 한다. 우리 호빵이는 태어나서부터 온밤을 자는 착한 아이가 되길 희망해보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제 논문 챕터에 필요한 주어진 글들을 모두 읽고 자느라 늦게 잤고, 그냥 때되면 일어나겠지 싶어 알람도 안맞추고 잤는데 그만 오후 1시에 일어나버렸다. 덕분에 게으름뱅이라고 나나에게 혼났다. ㅋㅋ
그래. 아무리 호빵이가 착한 아이여도 신생아때 부모들은 게으름부릴 겨를이 없다. 더 일찍 일어나 호빵이를 챙기듯 나나를 챙겨야겠다.
어제 논문 챕터에 필요한 주어진 글들을 모두 읽고 자느라 늦게 잤고, 그냥 때되면 일어나겠지 싶어 알람도 안맞추고 잤는데 그만 오후 1시에 일어나버렸다. 덕분에 게으름뱅이라고 나나에게 혼났다. ㅋㅋ
그래. 아무리 호빵이가 착한 아이여도 신생아때 부모들은 게으름부릴 겨를이 없다. 더 일찍 일어나 호빵이를 챙기듯 나나를 챙겨야겠다.
2015년 7월 20일 월요일
요리
결혼한 지 8년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요리 무능력자로 지냈다. 생각해보면 한심한 일이다. 아직까지 계란 후라이 하나 제대로 만들 줄 모른다니.
그런데 호빵이가 생기고서부터 이제는 생존의 문제로 요리를 해야 하는 길호(?)에 서 있다. 나나가 출산을 하면 미역국을 끓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신기간, 산후조리 기간, 그 이후로도 내가 주방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즉, 대체 자원으로 한두끼 정도는 거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새 나나 입덧 캐어한답시고 주방에 자주 드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주방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냉장고도 자주 열어보고, 얼마 전에는 냉장고를 완전히 들어엎고 청소를 했다. 이제 뭐가 어디 있는지는 대충 안다. 나머지 주방 기구들, 그릇들, 양념들도 마찬가지다. 뭐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요리는 시작하니까.
여기에 유사시 할 수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를 정리했다. 나나가 요리하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중요한 장면장면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리고나서 나만의 언어로 레시피를 정리했다. 현재 정리한 레시피는 카레, 죽, 미역국이 전부. 이것들도 다시 한 번 지켜보면서 익혀야 한다. 카레 정도는 스스로 끓일 수 있으려나?
결국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올해 들어 집안일 기여도를 늘렸지만 아직 정복하지 못한 것이 요리다. 요리만 할 수 있다면 왠지 만능 남편이 되는 착각에 빠질 것이다.
빡센 주말이 지나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한 주가 왔다.
주말을 통해 느낀점
1. 나나의 입덧 증상이 아주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이대로만 fade out 해다오
2. 박보영, 조정석이 나오는 오 마이 귀신님 대박! 이런 보석을 왜 이제 발견했누.
3. 동상이몽-대한민국의 소름끼치는 가족구조를 보았다. 우리 나라 남자들은 이제 세계적인 명물이 되었다.
4. 맥아더라는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연평해전에 이어. 아주 대놓고 우향우다. 대한민국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50년대로 갔다. 아예 조선시대까지 올라가지?
5. 마리텔-종이접기 아저씨의 감동. 김영만씨에 대해 페북 글을 남긴 권해봄 PD는 정말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나와 닮았다. 태도, 몸짓, 글, 표정까지. 거부감과 친근감이 동시에 드는 캐릭터.
6. 패널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 바로 패널 전체 프로포절을 쓰고, 논문 글 쓰기도 시작해야 겠다.
그런데 호빵이가 생기고서부터 이제는 생존의 문제로 요리를 해야 하는 길호(?)에 서 있다. 나나가 출산을 하면 미역국을 끓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신기간, 산후조리 기간, 그 이후로도 내가 주방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즉, 대체 자원으로 한두끼 정도는 거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새 나나 입덧 캐어한답시고 주방에 자주 드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주방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냉장고도 자주 열어보고, 얼마 전에는 냉장고를 완전히 들어엎고 청소를 했다. 이제 뭐가 어디 있는지는 대충 안다. 나머지 주방 기구들, 그릇들, 양념들도 마찬가지다. 뭐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요리는 시작하니까.
여기에 유사시 할 수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를 정리했다. 나나가 요리하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중요한 장면장면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리고나서 나만의 언어로 레시피를 정리했다. 현재 정리한 레시피는 카레, 죽, 미역국이 전부. 이것들도 다시 한 번 지켜보면서 익혀야 한다. 카레 정도는 스스로 끓일 수 있으려나?
결국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올해 들어 집안일 기여도를 늘렸지만 아직 정복하지 못한 것이 요리다. 요리만 할 수 있다면 왠지 만능 남편이 되는 착각에 빠질 것이다.
빡센 주말이 지나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한 주가 왔다.
주말을 통해 느낀점
1. 나나의 입덧 증상이 아주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이대로만 fade out 해다오
2. 박보영, 조정석이 나오는 오 마이 귀신님 대박! 이런 보석을 왜 이제 발견했누.
3. 동상이몽-대한민국의 소름끼치는 가족구조를 보았다. 우리 나라 남자들은 이제 세계적인 명물이 되었다.
4. 맥아더라는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연평해전에 이어. 아주 대놓고 우향우다. 대한민국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50년대로 갔다. 아예 조선시대까지 올라가지?
5. 마리텔-종이접기 아저씨의 감동. 김영만씨에 대해 페북 글을 남긴 권해봄 PD는 정말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나와 닮았다. 태도, 몸짓, 글, 표정까지. 거부감과 친근감이 동시에 드는 캐릭터.
6. 패널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 바로 패널 전체 프로포절을 쓰고, 논문 글 쓰기도 시작해야 겠다.
2015년 7월 17일 금요일
김밥
호빵이를 뱃속에서 잘 키우기 위해서는 고른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나나가 겪는 입덧도 호빵이에게 해로운 것은 먹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
최근 나나가 겪고 있는 입덧 양상은 극심한 소화불량이다. 그제부터 먹는 족족 소화가 잘 안되어서 입덧을 유발하지 않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맘놓고 못먹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내가 잘 챙겨먹였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식사가 부실하다보니 더 큰 입덧이 찾아오는 악순환이 진행되었다.
그나마 나나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맵지 않은 마알간 국물 음식들이다. 그래서 지지난주에 엄청난 음식 냄새를 무릅써가며 곰국을 끓였고, 요새는 영계백숙, 설렁탕 등을 찾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도 생각이 나길래 오늘 테이크아웃했는데 오는데 시간이 너무 걸렸는지 면이 좀 불었다는. 그래도 맛나게 먹어주어 고마웠다.
그렇게 힘을 다시 얻어 오늘 저녁에 나나가 만든 요리는 김밥! 이렇게 힘든 몸을 이끌고 일용할 양식을 만들어주는 나나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최근 나나가 겪고 있는 입덧 양상은 극심한 소화불량이다. 그제부터 먹는 족족 소화가 잘 안되어서 입덧을 유발하지 않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맘놓고 못먹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내가 잘 챙겨먹였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식사가 부실하다보니 더 큰 입덧이 찾아오는 악순환이 진행되었다.
그나마 나나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맵지 않은 마알간 국물 음식들이다. 그래서 지지난주에 엄청난 음식 냄새를 무릅써가며 곰국을 끓였고, 요새는 영계백숙, 설렁탕 등을 찾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도 생각이 나길래 오늘 테이크아웃했는데 오는데 시간이 너무 걸렸는지 면이 좀 불었다는. 그래도 맛나게 먹어주어 고마웠다.
그렇게 힘을 다시 얻어 오늘 저녁에 나나가 만든 요리는 김밥! 이렇게 힘든 몸을 이끌고 일용할 양식을 만들어주는 나나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2015년 7월 16일 목요일
속싸개
나도 모르게 나나가 며칠전 아기 속싸개를 주문했다. 제이크루와 아덴아나이스 콜라보 속싸개. 속싸개는 신생아를 따뜻하고 안정감있게 감싸서 엄마 뱃속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아이템이라고 한다.
호빵이 물건으로 처음 사는 아이템. 이 속싸개에 누에고치처럼 조그맣게 싸여 있을 호빵이를 상상해본다.
2015년 7월 15일 수요일
나나를 먹이는 일
초기 입덧 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음식이다. 산모는 입맛을 잃고 심할 때에는 구토로 아무 것도 먹지 못하지만 나나처럼 어느 정도 음식 섭취가 가능한 경우에는 산모가 원하는 음식을 남편이 만들어주거나 구해다 주어야 한다. 또, 입덧을 완화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지옥까지 가서라도 구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임신 초기 남편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본다.
오늘은 특이하게 나나가 버블티를 먹고 싶다고 한다. 종종 베트남 쌀국수집 갈 때마다 먹던 버블티지만 오늘 유난히 그게 생각나나보다. 베트남 타운의 버블티보다는 차이나타운 것을 먹고 싶단다.
차이나타운... 시카고에서 8년을 살고 있지만 정말 안가게 되는 곳이다. 기름진 음식을 둘다 별로 안좋아할 뿐더러 중식이라 해도 한국식 중식-짜장, 짬뽕, 탕수육, 깐풍기 등-을 주로 찾는 우리는 중국음식을 먹으러 차이나타운보다는 중부시장 쪽의 한국식 중국집들을 많이 찾는다. 나나와는 한 번도 가본 일이 없고, 대학원 동료들과 몇 번 가본 일은 있지만 갈 때마다 음식이 썩 맛있다고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니엔셩 졸업할 때 노리코가 데리고 간 사천식 중국집에서는 정말 최악의 맛을 느꼈다. 매운 소스에 대책없이 빠져 있는, 별로 신선해보이지 않는 커다란 생선 한마리는 내게 아직까지도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다.
하지만 어쩌랴. 입덧하는 나나가 원하는 것이라면 지옥까지 가겠다 했던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짚카를 빌려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버블티만 사기에는 짚카 비용이 아까워서 근처 레스토랑을 검색 또 검색해서 먹을만한 저녁거리를 주문했다. 차이나타운은 생각보다 지근거리에 있었고 왔다갔다 운전은 수월한 편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음식은 General Tao's Chicken (좌종당계), 사천 매운소스에 버무린 쇠고기, 그리고 해물 stir fry. 뭐가 성공할지 몰라 많이도 주문했다. 그런데 결과는 죄다 실패 ㅠㅠ 그것도 처참한 실패였다. 좌종당계는 깐풍기와 비슷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비릿하게 달달한 치킨으로 오히려 쿵파오 치킨보다 못했다. stir fry는 도대체 뭔 맛인지... 사천 매운 소스는 정말... 이상한 매운 소스에 푹 빠진 고기 조각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려야 했다. (너무 실망스럽고 당혹스러워서 사진도 안찍었다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이 레스토랑은 좀 아닌듯. 절대 가지 말아야겠다. 아니, 애초에 차이나타운을 믿는 것이 아니었다. 중국인들 입맛에는 모르겠지만 우리 입맛에는 좀... 고생해서 사온 보람도 없고 나나에게 미안했다. 많이 배고팠을 텐데. 그래도 크게 혼내지 않아서 너무 고마웠다 ㅋㅋ
7주에 접어들며 입덧의 증상이 확실히 변했다. 이제 나나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안되어서 Tums를 달고 살고 있다. 그마저도 잘 안듣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것이 입덧 말기의 증상이라 하니 좀 희망이 있다. 터널 끝이 보이는 느낌?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참자!
오늘은 특이하게 나나가 버블티를 먹고 싶다고 한다. 종종 베트남 쌀국수집 갈 때마다 먹던 버블티지만 오늘 유난히 그게 생각나나보다. 베트남 타운의 버블티보다는 차이나타운 것을 먹고 싶단다.
차이나타운... 시카고에서 8년을 살고 있지만 정말 안가게 되는 곳이다. 기름진 음식을 둘다 별로 안좋아할 뿐더러 중식이라 해도 한국식 중식-짜장, 짬뽕, 탕수육, 깐풍기 등-을 주로 찾는 우리는 중국음식을 먹으러 차이나타운보다는 중부시장 쪽의 한국식 중국집들을 많이 찾는다. 나나와는 한 번도 가본 일이 없고, 대학원 동료들과 몇 번 가본 일은 있지만 갈 때마다 음식이 썩 맛있다고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니엔셩 졸업할 때 노리코가 데리고 간 사천식 중국집에서는 정말 최악의 맛을 느꼈다. 매운 소스에 대책없이 빠져 있는, 별로 신선해보이지 않는 커다란 생선 한마리는 내게 아직까지도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다.
하지만 어쩌랴. 입덧하는 나나가 원하는 것이라면 지옥까지 가겠다 했던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짚카를 빌려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버블티만 사기에는 짚카 비용이 아까워서 근처 레스토랑을 검색 또 검색해서 먹을만한 저녁거리를 주문했다. 차이나타운은 생각보다 지근거리에 있었고 왔다갔다 운전은 수월한 편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음식은 General Tao's Chicken (좌종당계), 사천 매운소스에 버무린 쇠고기, 그리고 해물 stir fry. 뭐가 성공할지 몰라 많이도 주문했다. 그런데 결과는 죄다 실패 ㅠㅠ 그것도 처참한 실패였다. 좌종당계는 깐풍기와 비슷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비릿하게 달달한 치킨으로 오히려 쿵파오 치킨보다 못했다. stir fry는 도대체 뭔 맛인지... 사천 매운 소스는 정말... 이상한 매운 소스에 푹 빠진 고기 조각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려야 했다. (너무 실망스럽고 당혹스러워서 사진도 안찍었다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이 레스토랑은 좀 아닌듯. 절대 가지 말아야겠다. 아니, 애초에 차이나타운을 믿는 것이 아니었다. 중국인들 입맛에는 모르겠지만 우리 입맛에는 좀... 고생해서 사온 보람도 없고 나나에게 미안했다. 많이 배고팠을 텐데. 그래도 크게 혼내지 않아서 너무 고마웠다 ㅋㅋ
7주에 접어들며 입덧의 증상이 확실히 변했다. 이제 나나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안되어서 Tums를 달고 살고 있다. 그마저도 잘 안듣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것이 입덧 말기의 증상이라 하니 좀 희망이 있다. 터널 끝이 보이는 느낌?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참자!
2015년 7월 13일 월요일
첫 번째 검진을 다녀와서
드디어 우리 호빵이와 만날 수 있었다. 호빵이는 우리의 생각보다 건강하게 나나의 자궁 벽에 꽉 붙어 있었다. 마치 황금박쥐같이 거꾸로 매달리며.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겨우 참았다. 호빵이는 이렇게 작은 생명체로 시작하고 있었다.
우리의 첫 병원 방문은 우리에겐 또 다른 새로움이었다. 병원 자체를 미국 와서 처음 가보는 거라서 병원에 있는 내내 어리버리를 깠다.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지 나나는 연신 나를 구타하고 있다. ㅋㅋ
나나의 주치의 스캇 모제스는 정말 특이했다. 우리가 상상한 그 어떤 산부인과 의사와도 달랐다. 그는 일단 산모와 그 가족과의 관계 쌓기에 중점을 두었고 임신을 라이프 사이클의 일부로 파악하길 권했다. 우리의 히스토리를 파악하려 했고 이 임신이 우리 삶에서 가지는 의미를 알고자 했다.
병원에서 나누어준 책자에 나온 그의 이력에 보면 그는 노스웨스턴 의대에서 의료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특이하게도 그는 일반 대학을 졸업한 후 신학대학에 다시 들어가 철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철학자가 의술을 행하면 이렇게 된다는 느낌? 그가 갑자기 툭툭 던지는 말들, 자신의 철학, 내 전공에 대한 쓸데없는(?) 관심에 적잖이 당황하고 "어라?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싶었지만 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받아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우리에게 두 가지 테스트 숙제를 내주었다. 하나는 나나의 MaterniT21 테스트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carrier test였다. 내가 외골종이 있다고 얘기하니까 나에게 이 테스트를 하라고 한 모양인데, 생각해보면 나나 말대로 별 쓸데가 없는 테스트인 것 같다. 어짜피 이것이 유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재미있는 것은 마터니티21 테스트는 산모가 35세 이상이면 보험커버가 된다는 것. 현재 나나는 34세. 그런데 산모의 나이는 due date을 기준으로 판단을 한단다. 초음파 사진으로 이리저리 판단을 하던 닥터 모제스는 놀랍게도 due date을, 우리 생각보다 일주일이 늦은 2월 27일로 잡아주었다. 바로 나나 생일 다음날. 나나가 35세 하고도 1일 되는 날이다. 하루 차이로 우리는 마터니티21테스트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닥터 모제스가 우리의 보험 적용을 위해 일부러 몇일 due date을 조작(?)한 거라고 생각하고 이 일을 '모제스의 기적'이라 부르기로 했다.
산모인 나나에게도 오늘 정기 첵업은 힘든 일이었겠지만 같이 갔던 나에게도 하루 종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온갖 서류 작성, 접수원과 간호사, 닥터의 말을 알아듣고 새기기, 적절한 반응 보이기, 산모 편안하게 배려하기 등등.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별거 아닌 것 같긴 하다 ^^ 근데 이 정도 피곤이야 호빵이와의 첫 대면의 기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초음파 사진에서 콩닥콩닥 뛰던 호빵이의 심장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나의 입덧이 신기한 게 양상이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어제부터 나나는 메스꺼움보다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덧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경종을 울리는 느낌? 호빵이가 뱃속에서 진화하고 있는 거겠지?
우리의 첫 병원 방문은 우리에겐 또 다른 새로움이었다. 병원 자체를 미국 와서 처음 가보는 거라서 병원에 있는 내내 어리버리를 깠다.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지 나나는 연신 나를 구타하고 있다. ㅋㅋ
나나의 주치의 스캇 모제스는 정말 특이했다. 우리가 상상한 그 어떤 산부인과 의사와도 달랐다. 그는 일단 산모와 그 가족과의 관계 쌓기에 중점을 두었고 임신을 라이프 사이클의 일부로 파악하길 권했다. 우리의 히스토리를 파악하려 했고 이 임신이 우리 삶에서 가지는 의미를 알고자 했다.
병원에서 나누어준 책자에 나온 그의 이력에 보면 그는 노스웨스턴 의대에서 의료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특이하게도 그는 일반 대학을 졸업한 후 신학대학에 다시 들어가 철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철학자가 의술을 행하면 이렇게 된다는 느낌? 그가 갑자기 툭툭 던지는 말들, 자신의 철학, 내 전공에 대한 쓸데없는(?) 관심에 적잖이 당황하고 "어라?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싶었지만 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받아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우리에게 두 가지 테스트 숙제를 내주었다. 하나는 나나의 MaterniT21 테스트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carrier test였다. 내가 외골종이 있다고 얘기하니까 나에게 이 테스트를 하라고 한 모양인데, 생각해보면 나나 말대로 별 쓸데가 없는 테스트인 것 같다. 어짜피 이것이 유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재미있는 것은 마터니티21 테스트는 산모가 35세 이상이면 보험커버가 된다는 것. 현재 나나는 34세. 그런데 산모의 나이는 due date을 기준으로 판단을 한단다. 초음파 사진으로 이리저리 판단을 하던 닥터 모제스는 놀랍게도 due date을, 우리 생각보다 일주일이 늦은 2월 27일로 잡아주었다. 바로 나나 생일 다음날. 나나가 35세 하고도 1일 되는 날이다. 하루 차이로 우리는 마터니티21테스트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닥터 모제스가 우리의 보험 적용을 위해 일부러 몇일 due date을 조작(?)한 거라고 생각하고 이 일을 '모제스의 기적'이라 부르기로 했다.
산모인 나나에게도 오늘 정기 첵업은 힘든 일이었겠지만 같이 갔던 나에게도 하루 종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온갖 서류 작성, 접수원과 간호사, 닥터의 말을 알아듣고 새기기, 적절한 반응 보이기, 산모 편안하게 배려하기 등등.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별거 아닌 것 같긴 하다 ^^ 근데 이 정도 피곤이야 호빵이와의 첫 대면의 기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초음파 사진에서 콩닥콩닥 뛰던 호빵이의 심장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나의 입덧이 신기한 게 양상이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어제부터 나나는 메스꺼움보다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덧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경종을 울리는 느낌? 호빵이가 뱃속에서 진화하고 있는 거겠지?
첫 번째 글
이 블로그는 현재 나나의 뱃속에 있는 호빵이가 무럭무럭 잘 자라길 기원하며 만들어나가는 광장이다. 임신과 출산으로 벌어질 재미난 일들을 여기에 기록하여 나중에 호빵이가 글을 알게 되었을 때 볼 수 있길 바란다.
임신 확인 2015년 6월 14일
임신 사실을 안지도 어언 한 달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다행히도 호빵이가 자라서 태어날 '제도적' 기반은 갖추어졌다.
임신은 산모와 남편에게 기쁨과 보람이면서도 크나큰 스트레스와 고행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임신 확인 후 첫 한달을 통해 느낀 점을 간단히 써보려 한다.
1. 인체의 신비
나나는 현재 입덧으로 고생중이다. 내가 임신을 한 게 아니라서 그 고통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24/7로 찾아오는 입덧 증상으로 산모의 신체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입맛이 변하고 특정 음식에 거부반응이 생기는 것, 뭘 먹지 않으면 지치고 메스꺼워 지는 것, 이것에 대한 나나의 진화학적 설명은 참으로 그럴싸했다. 외부 영양 섭취를 까다롭게 하라는 호빵이의 메시지. 우리는 그가 인간의 형상으로 형성되기도 전에 그의 명령에 복종하기로 했다.
2. 호빵이를 맞는 준비
어떨 때면 마치 호빵이가 이미 태어난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두 시간에 한 번씩 밥을 달라하고 수분 섭취를 종용하며 몸에 이로운 음식만을 찾고 있다. 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강요하고 있다. 아직 나나가 온밤을 잘 자고 있는 것은 어쩌면 호빵이가 태어나서도 온밤을 잔다는 예언이 아닐까? 우리는 이 신비한 과정 속에서 부모의 자질을 점차 갖추고 있다.
3. 부모의 유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부모의 호흡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처음에는 좀 삐걱했지만 (^^)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를 옆에서 챙기면서 돌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쏟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임신 전보다 더욱 강한 나나와의 유대를 느낀다.
또 하나의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돌보는 주체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는 일이다.
또 하나. 나와 나나는 다른 하나의 생명체로 더욱 강하게 맺어졌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를 지지했던 법적 관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가 안스럽고 대견하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잘해주고 싶다.
4. 우리의 미래
이제 정말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느낌을 느끼고 있다. 이 가족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출산에서 육아까지의 구체적인 스케줄 속에서 나는 졸업과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 인생의 '길호'에 서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도 내년에 우리 가족을 서포트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 짧은 기간에 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오고 갔다. 나머지 8개월동안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공유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겨우 첫 걸음을 뗐을 뿐이다.
오늘 아침 첫 검진일이다. 벌써부터 호빵이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잘 있어다오. 건강히 있어다오. ^^
임신 확인 2015년 6월 14일
임신 사실을 안지도 어언 한 달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다행히도 호빵이가 자라서 태어날 '제도적' 기반은 갖추어졌다.
임신은 산모와 남편에게 기쁨과 보람이면서도 크나큰 스트레스와 고행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임신 확인 후 첫 한달을 통해 느낀 점을 간단히 써보려 한다.
1. 인체의 신비
나나는 현재 입덧으로 고생중이다. 내가 임신을 한 게 아니라서 그 고통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24/7로 찾아오는 입덧 증상으로 산모의 신체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입맛이 변하고 특정 음식에 거부반응이 생기는 것, 뭘 먹지 않으면 지치고 메스꺼워 지는 것, 이것에 대한 나나의 진화학적 설명은 참으로 그럴싸했다. 외부 영양 섭취를 까다롭게 하라는 호빵이의 메시지. 우리는 그가 인간의 형상으로 형성되기도 전에 그의 명령에 복종하기로 했다.
2. 호빵이를 맞는 준비
어떨 때면 마치 호빵이가 이미 태어난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두 시간에 한 번씩 밥을 달라하고 수분 섭취를 종용하며 몸에 이로운 음식만을 찾고 있다. 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강요하고 있다. 아직 나나가 온밤을 잘 자고 있는 것은 어쩌면 호빵이가 태어나서도 온밤을 잔다는 예언이 아닐까? 우리는 이 신비한 과정 속에서 부모의 자질을 점차 갖추고 있다.
3. 부모의 유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부모의 호흡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처음에는 좀 삐걱했지만 (^^)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를 옆에서 챙기면서 돌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쏟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임신 전보다 더욱 강한 나나와의 유대를 느낀다.
또 하나의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돌보는 주체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는 일이다.
또 하나. 나와 나나는 다른 하나의 생명체로 더욱 강하게 맺어졌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를 지지했던 법적 관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가 안스럽고 대견하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잘해주고 싶다.
4. 우리의 미래
이제 정말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느낌을 느끼고 있다. 이 가족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출산에서 육아까지의 구체적인 스케줄 속에서 나는 졸업과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 인생의 '길호'에 서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도 내년에 우리 가족을 서포트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 짧은 기간에 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오고 갔다. 나머지 8개월동안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공유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겨우 첫 걸음을 뗐을 뿐이다.
오늘 아침 첫 검진일이다. 벌써부터 호빵이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잘 있어다오. 건강히 있어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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