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7일 월요일

카레도 만들었다!!

카레는 예전에 만들어본 적이 있지만 ㅋㅋㅋ




일본 하우스카레 협찬... 레시피는 역시 나나 레시피.

다 잘 되었는데 시식평은 좀 느끼하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버터를 녹이고 버터가 달궈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료를 볶았던 것이다.
버터나 기름이 제대로 달궈지지 않은 채로 재료를 넣으면 그 재료가 기름을 다 흡수한다고.
요리는 찰나의 시간 싸움이다. 

부족한 점들을 개선하여 다음 요리에 반영!!

2015년 7월 26일 일요일

죽, 그리고 된장찌개

요리 어쩌고 쓴 게 딱 일주일 전이구나.

그 이후로 나는 드디어 쓰여진 레시피대로 요리를 했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죽을 만들어 합격점(?)을 받았고 오늘도 고기를 넣은 죽, 그리고 된장찌개에 도전해서 생애 최초의 찌개를 끓였다.








죽. 비주얼적으로 보면 성공적이지만 끓이면서 흘러넘치고 장난도 아니었다. 역시 요리는 해봐야 늘고 시행착오로 느는 것이다. 나나가 입덧을 하는 동안 키친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서 그거 하난 좋다 ^^ 죽을 만들게 됨으로써 나나가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때 해줄 수 있는 음식이 생겼다.

된장찌개. 오후에 나나의 레시피 설명을 한참 듣고, 그것을 메모로 옮겼다. 이에 의거하여 장을 보고 찌개를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이거 만드느라 정말 한나절은 쓴 듯 ^^ 

초보 주부에게 어려운 것은 칼질이다. 재료를 동일한 크기로 썰어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재료 다듬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다보니 요리과정 전체가 좀 꼬이긴 했다. 그렇지만 어찌어찌 찌개를 끓였고 나나의 칭찬도 받았다. 브라보!!

나의 목표는 생활에 필요한 레시피 5개 정도를 익혀서 수시로 식사를 만드는 것이다. 요리를 처음 하는 거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귀찮기보다는 재미있고, 뭔가를 창조하는 작업 같아서 좋았다. 맛있게 먹어준 나나도 너무 고마웠고 ^^ 호빵이가 나오면 이유식도 만들어줘야지. 점점 키친이 내 나와바리로 느껴진다. 다음 목표는 카레다!! 

2015년 7월 22일 수요일

아침형 인간

애기를 낳으면 잘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 애기가 두 시간마다 밥달라고 하고 기저귀 갈아줘야 되고 이유없이 시도때도 없이 울어댄다고들 한다. 우리 호빵이는 태어나서부터 온밤을 자는 착한 아이가 되길 희망해보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제 논문 챕터에 필요한 주어진 글들을 모두 읽고 자느라 늦게 잤고, 그냥 때되면 일어나겠지 싶어 알람도 안맞추고 잤는데 그만 오후 1시에 일어나버렸다. 덕분에 게으름뱅이라고 나나에게 혼났다. ㅋㅋ

그래. 아무리 호빵이가 착한 아이여도 신생아때 부모들은 게으름부릴 겨를이 없다. 더 일찍 일어나 호빵이를 챙기듯 나나를 챙겨야겠다.

2015년 7월 20일 월요일

요리

결혼한 지 8년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요리 무능력자로 지냈다. 생각해보면 한심한 일이다. 아직까지 계란 후라이 하나 제대로 만들 줄 모른다니.

그런데 호빵이가 생기고서부터 이제는 생존의 문제로 요리를 해야 하는 길호(?)에 서 있다. 나나가 출산을 하면 미역국을 끓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신기간, 산후조리 기간, 그 이후로도 내가 주방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즉, 대체 자원으로 한두끼 정도는 거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새 나나 입덧 캐어한답시고 주방에 자주 드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주방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냉장고도 자주 열어보고, 얼마 전에는 냉장고를 완전히 들어엎고 청소를 했다. 이제 뭐가 어디 있는지는 대충 안다. 나머지 주방 기구들, 그릇들, 양념들도 마찬가지다. 뭐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요리는 시작하니까.

여기에 유사시 할 수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를 정리했다. 나나가 요리하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중요한 장면장면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리고나서 나만의 언어로 레시피를 정리했다. 현재 정리한 레시피는 카레, 죽, 미역국이 전부. 이것들도 다시 한 번 지켜보면서 익혀야 한다. 카레 정도는 스스로 끓일 수 있으려나?

결국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올해 들어 집안일 기여도를 늘렸지만 아직 정복하지 못한 것이 요리다. 요리만 할 수 있다면 왠지 만능 남편이 되는 착각에 빠질 것이다.

빡센 주말이 지나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한 주가 왔다.

주말을 통해 느낀점

1. 나나의 입덧 증상이 아주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이대로만 fade out 해다오

2. 박보영, 조정석이 나오는 오 마이 귀신님 대박! 이런 보석을 왜 이제 발견했누.

3. 동상이몽-대한민국의 소름끼치는 가족구조를 보았다. 우리 나라 남자들은 이제 세계적인 명물이 되었다.

4. 맥아더라는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연평해전에 이어. 아주 대놓고 우향우다. 대한민국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50년대로 갔다. 아예 조선시대까지 올라가지?

5. 마리텔-종이접기 아저씨의 감동. 김영만씨에 대해 페북 글을 남긴 권해봄 PD는 정말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나와 닮았다. 태도, 몸짓, 글, 표정까지. 거부감과 친근감이 동시에 드는 캐릭터.

6. 패널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 바로 패널 전체 프로포절을 쓰고, 논문 글 쓰기도 시작해야 겠다.

2015년 7월 17일 금요일

김밥

호빵이를 뱃속에서 잘 키우기 위해서는 고른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나나가 겪는 입덧도 호빵이에게 해로운 것은 먹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

최근 나나가 겪고 있는 입덧 양상은 극심한 소화불량이다. 그제부터 먹는 족족 소화가 잘 안되어서 입덧을 유발하지 않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맘놓고 못먹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내가 잘 챙겨먹였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식사가 부실하다보니 더 큰 입덧이 찾아오는 악순환이 진행되었다.

그나마 나나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맵지 않은 마알간 국물 음식들이다. 그래서 지지난주에 엄청난 음식 냄새를 무릅써가며 곰국을 끓였고, 요새는 영계백숙, 설렁탕 등을 찾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도 생각이 나길래 오늘 테이크아웃했는데 오는데 시간이 너무 걸렸는지 면이 좀 불었다는. 그래도 맛나게 먹어주어 고마웠다.

그렇게 힘을 다시 얻어 오늘 저녁에 나나가 만든 요리는 김밥! 이렇게 힘든 몸을 이끌고 일용할 양식을 만들어주는 나나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2015년 7월 16일 목요일

속싸개

나도 모르게 나나가 며칠전 아기 속싸개를 주문했다. 제이크루와 아덴아나이스 콜라보 속싸개. 속싸개는 신생아를 따뜻하고 안정감있게 감싸서 엄마 뱃속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아이템이라고 한다.




호빵이 물건으로 처음 사는 아이템. 이 속싸개에 누에고치처럼 조그맣게 싸여 있을 호빵이를 상상해본다. 

2015년 7월 15일 수요일

나나를 먹이는 일

초기 입덧 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음식이다. 산모는 입맛을 잃고 심할 때에는 구토로 아무 것도 먹지 못하지만 나나처럼 어느 정도 음식 섭취가 가능한 경우에는 산모가 원하는 음식을 남편이 만들어주거나 구해다 주어야 한다. 또, 입덧을 완화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지옥까지 가서라도 구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임신 초기 남편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본다.

오늘은 특이하게 나나가 버블티를 먹고 싶다고 한다. 종종 베트남 쌀국수집 갈 때마다 먹던 버블티지만 오늘 유난히 그게 생각나나보다. 베트남 타운의 버블티보다는 차이나타운 것을 먹고 싶단다.

차이나타운... 시카고에서 8년을 살고 있지만 정말 안가게 되는 곳이다. 기름진 음식을 둘다 별로 안좋아할 뿐더러 중식이라 해도 한국식 중식-짜장, 짬뽕, 탕수육, 깐풍기 등-을 주로 찾는 우리는 중국음식을 먹으러 차이나타운보다는 중부시장 쪽의 한국식 중국집들을 많이 찾는다. 나나와는 한 번도 가본 일이 없고, 대학원 동료들과 몇 번 가본 일은 있지만 갈 때마다 음식이 썩 맛있다고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니엔셩 졸업할 때 노리코가 데리고 간 사천식 중국집에서는 정말 최악의 맛을 느꼈다. 매운 소스에 대책없이 빠져 있는, 별로 신선해보이지 않는 커다란 생선 한마리는 내게 아직까지도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다.

하지만 어쩌랴. 입덧하는 나나가 원하는 것이라면 지옥까지 가겠다 했던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짚카를 빌려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버블티만 사기에는 짚카 비용이 아까워서 근처 레스토랑을 검색 또 검색해서 먹을만한 저녁거리를 주문했다. 차이나타운은 생각보다 지근거리에 있었고 왔다갔다 운전은 수월한 편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음식은 General Tao's Chicken (좌종당계), 사천 매운소스에 버무린 쇠고기, 그리고 해물 stir fry. 뭐가 성공할지 몰라 많이도 주문했다. 그런데 결과는 죄다 실패 ㅠㅠ 그것도 처참한 실패였다. 좌종당계는 깐풍기와 비슷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비릿하게 달달한 치킨으로 오히려 쿵파오 치킨보다 못했다. stir fry는 도대체 뭔 맛인지... 사천 매운 소스는 정말... 이상한 매운 소스에 푹 빠진 고기 조각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려야 했다. (너무 실망스럽고 당혹스러워서 사진도 안찍었다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이 레스토랑은 좀 아닌듯. 절대 가지 말아야겠다. 아니, 애초에 차이나타운을 믿는 것이 아니었다. 중국인들 입맛에는 모르겠지만 우리 입맛에는 좀... 고생해서 사온 보람도 없고 나나에게 미안했다. 많이 배고팠을 텐데. 그래도 크게 혼내지 않아서 너무 고마웠다 ㅋㅋ

7주에 접어들며 입덧의 증상이 확실히 변했다. 이제 나나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안되어서 Tums를 달고 살고 있다. 그마저도 잘 안듣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것이 입덧 말기의 증상이라 하니 좀 희망이 있다. 터널 끝이 보이는 느낌?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참자!

2015년 7월 13일 월요일

첫 번째 검진을 다녀와서

드디어 우리 호빵이와 만날 수 있었다. 호빵이는 우리의 생각보다 건강하게 나나의 자궁 벽에 꽉 붙어 있었다. 마치 황금박쥐같이 거꾸로 매달리며.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겨우 참았다. 호빵이는 이렇게 작은 생명체로 시작하고 있었다.

우리의 첫 병원 방문은 우리에겐 또 다른 새로움이었다. 병원 자체를 미국 와서 처음 가보는 거라서 병원에 있는 내내 어리버리를 깠다.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지 나나는 연신 나를 구타하고 있다. ㅋㅋ

나나의 주치의 스캇 모제스는 정말 특이했다. 우리가 상상한 그 어떤 산부인과 의사와도 달랐다. 그는 일단 산모와 그 가족과의 관계 쌓기에 중점을 두었고 임신을 라이프 사이클의 일부로 파악하길 권했다. 우리의 히스토리를 파악하려 했고 이 임신이 우리 삶에서 가지는 의미를 알고자 했다.

병원에서 나누어준 책자에 나온 그의 이력에 보면 그는 노스웨스턴 의대에서 의료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특이하게도 그는 일반 대학을 졸업한 후 신학대학에 다시 들어가 철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철학자가 의술을 행하면 이렇게 된다는 느낌? 그가 갑자기 툭툭 던지는 말들, 자신의 철학, 내 전공에 대한 쓸데없는(?) 관심에 적잖이 당황하고 "어라?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싶었지만 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받아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우리에게 두 가지 테스트 숙제를 내주었다. 하나는 나나의 MaterniT21 테스트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carrier test였다. 내가 외골종이 있다고 얘기하니까 나에게 이 테스트를 하라고 한 모양인데, 생각해보면 나나 말대로 별 쓸데가 없는 테스트인 것 같다. 어짜피 이것이 유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재미있는 것은 마터니티21 테스트는 산모가 35세 이상이면 보험커버가 된다는 것. 현재 나나는 34세. 그런데 산모의 나이는 due date을 기준으로 판단을 한단다. 초음파 사진으로 이리저리 판단을 하던 닥터 모제스는 놀랍게도 due date을, 우리 생각보다 일주일이 늦은 2월 27일로 잡아주었다. 바로 나나 생일 다음날. 나나가 35세 하고도 1일 되는 날이다. 하루 차이로 우리는 마터니티21테스트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우리는 닥터 모제스가 우리의 보험 적용을 위해 일부러 몇일 due date을 조작(?)한 거라고 생각하고 이 일을 '모제스의 기적'이라 부르기로 했다.

산모인 나나에게도 오늘 정기 첵업은 힘든 일이었겠지만 같이 갔던 나에게도 하루 종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온갖 서류 작성, 접수원과 간호사, 닥터의 말을 알아듣고 새기기, 적절한 반응 보이기, 산모 편안하게 배려하기 등등.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별거 아닌 것 같긴 하다 ^^ 근데 이 정도 피곤이야 호빵이와의 첫 대면의 기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초음파 사진에서 콩닥콩닥 뛰던 호빵이의 심장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나의 입덧이 신기한 게 양상이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어제부터 나나는 메스꺼움보다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덧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경종을 울리는 느낌? 호빵이가 뱃속에서 진화하고 있는 거겠지?





첫 번째 글

이 블로그는 현재 나나의 뱃속에 있는 호빵이가 무럭무럭 잘 자라길 기원하며 만들어나가는 광장이다. 임신과 출산으로 벌어질 재미난 일들을 여기에 기록하여 나중에 호빵이가 글을 알게 되었을 때 볼 수 있길 바란다.

임신 확인 2015년 6월 14일

임신 사실을 안지도 어언 한 달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다행히도 호빵이가 자라서 태어날 '제도적' 기반은 갖추어졌다.

임신은 산모와 남편에게 기쁨과 보람이면서도 크나큰 스트레스와 고행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임신 확인 후 첫 한달을 통해 느낀 점을 간단히 써보려 한다.

1. 인체의 신비

나나는 현재 입덧으로 고생중이다. 내가 임신을 한 게 아니라서 그 고통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24/7로 찾아오는 입덧 증상으로 산모의 신체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입맛이 변하고 특정 음식에 거부반응이 생기는 것, 뭘 먹지 않으면 지치고 메스꺼워 지는 것, 이것에 대한 나나의 진화학적 설명은 참으로 그럴싸했다. 외부 영양 섭취를 까다롭게 하라는 호빵이의 메시지. 우리는 그가 인간의 형상으로 형성되기도 전에 그의 명령에 복종하기로 했다.

2. 호빵이를 맞는 준비

어떨 때면 마치 호빵이가 이미 태어난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두 시간에 한 번씩 밥을 달라하고 수분 섭취를 종용하며 몸에 이로운 음식만을 찾고 있다. 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강요하고 있다. 아직 나나가 온밤을 잘 자고 있는 것은 어쩌면 호빵이가 태어나서도 온밤을 잔다는 예언이 아닐까? 우리는 이 신비한 과정 속에서 부모의 자질을 점차 갖추고 있다.

3. 부모의 유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부모의 호흡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처음에는 좀 삐걱했지만 (^^)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를 옆에서 챙기면서 돌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쏟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임신 전보다 더욱 강한 나나와의 유대를 느낀다.
또 하나의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돌보는 주체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는 일이다.
또 하나. 나와 나나는 다른 하나의 생명체로 더욱 강하게 맺어졌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를 지지했던 법적 관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가 안스럽고 대견하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잘해주고 싶다.

4. 우리의 미래

이제 정말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느낌을 느끼고 있다. 이 가족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출산에서 육아까지의 구체적인 스케줄 속에서 나는 졸업과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 인생의 '길호'에 서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도 내년에 우리 가족을 서포트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 짧은 기간에 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오고 갔다. 나머지 8개월동안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공유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겨우 첫 걸음을 뗐을 뿐이다.

오늘 아침 첫 검진일이다. 벌써부터 호빵이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잘 있어다오. 건강히 있어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