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8년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요리 무능력자로 지냈다. 생각해보면 한심한 일이다. 아직까지 계란 후라이 하나 제대로 만들 줄 모른다니.
그런데 호빵이가 생기고서부터 이제는 생존의 문제로 요리를 해야 하는 길호(?)에 서 있다. 나나가 출산을 하면 미역국을 끓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신기간, 산후조리 기간, 그 이후로도 내가 주방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즉, 대체 자원으로 한두끼 정도는 거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새 나나 입덧 캐어한답시고 주방에 자주 드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주방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냉장고도 자주 열어보고, 얼마 전에는 냉장고를 완전히 들어엎고 청소를 했다. 이제 뭐가 어디 있는지는 대충 안다. 나머지 주방 기구들, 그릇들, 양념들도 마찬가지다. 뭐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요리는 시작하니까.
여기에 유사시 할 수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를 정리했다. 나나가 요리하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중요한 장면장면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리고나서 나만의 언어로 레시피를 정리했다. 현재 정리한 레시피는 카레, 죽, 미역국이 전부. 이것들도 다시 한 번 지켜보면서 익혀야 한다. 카레 정도는 스스로 끓일 수 있으려나?
결국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올해 들어 집안일 기여도를 늘렸지만 아직 정복하지 못한 것이 요리다. 요리만 할 수 있다면 왠지 만능 남편이 되는 착각에 빠질 것이다.
빡센 주말이 지나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한 주가 왔다.
주말을 통해 느낀점
1. 나나의 입덧 증상이 아주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이대로만 fade out 해다오
2. 박보영, 조정석이 나오는 오 마이 귀신님 대박! 이런 보석을 왜 이제 발견했누.
3. 동상이몽-대한민국의 소름끼치는 가족구조를 보았다. 우리 나라 남자들은 이제 세계적인 명물이 되었다.
4. 맥아더라는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연평해전에 이어. 아주 대놓고 우향우다. 대한민국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50년대로 갔다. 아예 조선시대까지 올라가지?
5. 마리텔-종이접기 아저씨의 감동. 김영만씨에 대해 페북 글을 남긴 권해봄 PD는 정말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나와 닮았다. 태도, 몸짓, 글, 표정까지. 거부감과 친근감이 동시에 드는 캐릭터.
6. 패널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 바로 패널 전체 프로포절을 쓰고, 논문 글 쓰기도 시작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