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2일 목요일

한국에서의 하루하루

이제 한국 일정이 딱 절반 지나갔다.

생각했던 것 만큼 한국에서의 일정은 쉽지 않았다. 아니, 쉽게 생각하고 방심하다가 완전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 치명적인 실수와 못된 습관으로 인해 나나에게, 호빵이에게,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못할 짓을.... 그 후 계속 노력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이번 일로 인해,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호빵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은 정말 축복이고 기쁨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긴장과 정신집중이 필요하다는 사실. 앞으로 정말 정신차리고 살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렇지만 한국, 여기 용인에 와서 우리는 너무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어머니께서 너무 극진한 케어를 해주셨고, 나나와 호빵이는 미국에서 지친 몸을 쉴 수 있었다. 덤으로 나는 영양 상태가 너무 좋아져 하루하루 배가 나오고 있다. 엄마, 아빠도 나름대로 광주에서 지원사격을 해주셔서 정말 풍요가 무언지 실감하는 하루하루였다. 힘든 일도, 위기도 있었지만 난 여전히 우리가 여기 잘 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호빵이 소식을 올리자면, 여기 온지 얼마 안 된 11월 2일, 분당 제일 여성 병원에서 정기 첵업을 받았다. 비행기에서 몸에는 무리가 없었는지, 태반의 위치는 어떠한지, 그리고 한국 산부인과는 어떤 느낌인지를 보고 싶었다. 예상했던 대로 여기서는 모든 첵업에 초음파를 사용하였고, 우리가 기대하였던 초음파 동영상도 찍을 수 있었다. 호빵이가 움직이는 동영상은 경이 그 자체였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호빵이는 측정 당시 600그램이 넘었다. 그 뒤로도 폭풍 성장을 하고 있으니 지금은 750그램 정도 되려나? 이제는 점점 또렷한 태동을 보여주고 있는 호빵이가 대견스럽다. 초음파 속 호빵이의 특징은 역시 머리가 크다는 것. 측정 당시 23주였는데 머리 사이즈만 25주라고...ㄷㄷㄷ 눈두덩이 큰 것이 나를 닮은 느낌이지만 나나도 어렸을 때 머리는 컸다니 아직 모르는 일이다.

또하나 다행인 소식은 전치태반이 그리 심하지는 않다는 것. 여기 의사는 이 정도면 나중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였다. 어찌 될지 모르지만 상당히 희망을 갖게 하는 진단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한국에서 산부인과에 간 보람이 있었다.

가끔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도 했지만 나나 뱃속의 호빵이가 좋은 영양을 공급받으며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주었음 좋겠다. 다음주 월요일 또 보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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