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홍영이네 집에 갔다 왔다.
홍영이네 집에 가면서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은 다름아닌 태리였다. 2011년 우리는 태리의 출생을 미처 보지 못한 채 한국을 떴고 그동안에도 태리를 실제로 볼 일이 없었다. 그동안 그 녀석은 무럭무럭 커서 지금은 다섯살. 들려오는 얘기로는 말문이 늦게 트여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최근에 말문이 트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문래동에서 실제로 만난 태리는 실제로 다소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또래와 비교해서 느려도 말이 너무 느리다. 지금도 문장을 겨우겨우 만드는 정도. 나나 소이씨의 다섯살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차이. 더 놀라운 사실은 아직까지 기저귀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것. 오줌은 가리지만 똥은 기저귀에 싸고 비데를 하는 식이었다. 찾아보니 기저귀 늦게 떼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지만... 어머님 말씀이 기저귀 못 떼는 것은 백프로 스트레스 때문이란다. 태리는 무슨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을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홍영이의 어줍잖은 권위주의였다. 겉으로 보기에 홍영이는 태리에게 자상한 아빠였으나, 제수씨의 말에 따르면 상당히 권위주의적이고 태리에게 너무나 엄격하게 한다고 한다. 소름이 돋았다. 아빠가 우리에게 했던 짓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빠의 불필요한 권위주의와 어색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대표되는 가정교육 실패를 홍영이가 재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여 가슴이 답답했다. 홍영이나 아빠나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엄격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아빠는 3년간 학교에서 가장 엄격하다는 학생주임을 담당하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며 엄청 고생을 했다. 엄격? 그것도 잘 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엄격을 하나의 목표로 정하고 흉내내는 엄격은 애를 망치고 주위의 빈축을 살 뿐.
그래서 오늘 내가 얻은 교훈은 우리 호빵이에게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것. 호빵이에게 친근한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것. 사랑을 많이 줘야겠다는 것. 사랑이 없으면 엄격할 수도 없는 것이다. 버릇을 가르치는 것도 애정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