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8일 월요일

March Madness 1

수영이가 태어난지 오늘로 1달이 지났다. 이 한 달 동안의 여정은 참으로 생각지도 않은 것이었고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더구나 이 모든 것을 글로 옮긴다는 것은 글빨이 적은 나로서는 엄두도 안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는 일 또한 의미있는 일이겠기에, 출산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간추려본다.

바로 아래 남긴 글. 나나가 에피를 맞은 직후 남긴 글이었다. 그날의 기억은 오만가지 감정으로 뒤엉켜 있다. 생각보다 길었고 힘들었으며 고통스러웠고, 그 끝에는 환희가 기다리고 있었다.

27일. 오전부터 나나는 뭔가 심상치 않은 몸의 반응을 느낀다. 그리고는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 마음의 준비 중 하나가 바로 '차이나타운 버블티 먹기'였다. 영문도 몰랐던 나는 어머니와 같이 집카를 빌려 차이나타운으로 향하는데, 뭔가 불안한 예감에 휩싸이신 어머니는 자꾸 집에 가자고 재촉하시고, 이런 '촉'같은 것은 약에 쓸래도 없는 나는 어머니의 차이나타운 관광에 더 집중했다. 어쨌든 나나가 염원하던 버블티 두 개를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동안 중대한 출산의 서막이 올랐다. 바로

Water broke.

차 예약시간 오버해가며 겨우겨우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나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집에 도착한 우리는 버블티고 뭐고 혼비백산이었다. 곧바로 산부인과에 전화를 걸어 9시 30분까지 triage에 입원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나는 근처 월그린을 돌아다니며 새어나오는 물이 양수가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지를 사려고 했지만 사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양수였다.

양수가 터질 때 옆에 없었다는 죄책감과 안타까움으로 머리 속은 온통 엉망이었지만 그 와중에 우리는 병원갈 준비를 해야 했다. 난 홀푸즈에 가서 병원에서의 요기거리를 좀 더 마련해 왔고 나나는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고기와 짜장을 출산전 마지막 만찬으로 먹었다. 이제 수영이를 낳기 전까지 나나는 굶어야 한다. 산모들의 여러 체험담들은 하나같이 입원직전 배터지게 먹고 가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그것이 생각만큼 되지는 않을 만큼 출산은 중대한 일이었다.

그 와중에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으니, 흘러나오는 양수에 푸르스름한 색이 비치는 것이었다. 나나가 급히 검색해보니 태변의 징조라 한다. 이러면 태아가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정보다 더 일찍 8시 30분에 병원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병원 앞에서 내려, 지시대로 triage로 들어갔다. triage는 우리 둘 다 처음이 아니었다. 약 일주일 전 임당검사차 의사의 지시로 내원했을 때 갔던 곳도 이 triage였다. 심지어 병실도 그 때랑 똑같았다. 신기한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며 그 때와 똑같이 나나는 옷을 갈아 입고 진통 센서와 태아 심박동 센서를 착용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번갈아 드나들며 상황을 체크했다.



양수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출산때까지 이렇게 흐를 것이라 한다. 다행히 양수의 색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나나는 곧바로 분만실로 옮겨졌고 나도 짐을 챙겨서 따라갔다. 분만실은 Great Expectations 수업 때 견학했던 대로 넓직한 방에 온갖 아기 낳는 시설들을 갖추어 놓고 있었다.







하아.. 이 곳에서 호빵이를 보겠구나 ^^ 
과연?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