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입덧 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음식이다. 산모는 입맛을 잃고 심할 때에는 구토로 아무 것도 먹지 못하지만 나나처럼 어느 정도 음식 섭취가 가능한 경우에는 산모가 원하는 음식을 남편이 만들어주거나 구해다 주어야 한다. 또, 입덧을 완화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지옥까지 가서라도 구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임신 초기 남편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본다.
오늘은 특이하게 나나가 버블티를 먹고 싶다고 한다. 종종 베트남 쌀국수집 갈 때마다 먹던 버블티지만 오늘 유난히 그게 생각나나보다. 베트남 타운의 버블티보다는 차이나타운 것을 먹고 싶단다.
차이나타운... 시카고에서 8년을 살고 있지만 정말 안가게 되는 곳이다. 기름진 음식을 둘다 별로 안좋아할 뿐더러 중식이라 해도 한국식 중식-짜장, 짬뽕, 탕수육, 깐풍기 등-을 주로 찾는 우리는 중국음식을 먹으러 차이나타운보다는 중부시장 쪽의 한국식 중국집들을 많이 찾는다. 나나와는 한 번도 가본 일이 없고, 대학원 동료들과 몇 번 가본 일은 있지만 갈 때마다 음식이 썩 맛있다고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니엔셩 졸업할 때 노리코가 데리고 간 사천식 중국집에서는 정말 최악의 맛을 느꼈다. 매운 소스에 대책없이 빠져 있는, 별로 신선해보이지 않는 커다란 생선 한마리는 내게 아직까지도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다.
하지만 어쩌랴. 입덧하는 나나가 원하는 것이라면 지옥까지 가겠다 했던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짚카를 빌려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버블티만 사기에는 짚카 비용이 아까워서 근처 레스토랑을 검색 또 검색해서 먹을만한 저녁거리를 주문했다. 차이나타운은 생각보다 지근거리에 있었고 왔다갔다 운전은 수월한 편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음식은 General Tao's Chicken (좌종당계), 사천 매운소스에 버무린 쇠고기, 그리고 해물 stir fry. 뭐가 성공할지 몰라 많이도 주문했다. 그런데 결과는 죄다 실패 ㅠㅠ 그것도 처참한 실패였다. 좌종당계는 깐풍기와 비슷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비릿하게 달달한 치킨으로 오히려 쿵파오 치킨보다 못했다. stir fry는 도대체 뭔 맛인지... 사천 매운 소스는 정말... 이상한 매운 소스에 푹 빠진 고기 조각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려야 했다. (너무 실망스럽고 당혹스러워서 사진도 안찍었다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이 레스토랑은 좀 아닌듯. 절대 가지 말아야겠다. 아니, 애초에 차이나타운을 믿는 것이 아니었다. 중국인들 입맛에는 모르겠지만 우리 입맛에는 좀... 고생해서 사온 보람도 없고 나나에게 미안했다. 많이 배고팠을 텐데. 그래도 크게 혼내지 않아서 너무 고마웠다 ㅋㅋ
7주에 접어들며 입덧의 증상이 확실히 변했다. 이제 나나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안되어서 Tums를 달고 살고 있다. 그마저도 잘 안듣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것이 입덧 말기의 증상이라 하니 좀 희망이 있다. 터널 끝이 보이는 느낌?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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