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3일 월요일

첫 번째 글

이 블로그는 현재 나나의 뱃속에 있는 호빵이가 무럭무럭 잘 자라길 기원하며 만들어나가는 광장이다. 임신과 출산으로 벌어질 재미난 일들을 여기에 기록하여 나중에 호빵이가 글을 알게 되었을 때 볼 수 있길 바란다.

임신 확인 2015년 6월 14일

임신 사실을 안지도 어언 한 달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다행히도 호빵이가 자라서 태어날 '제도적' 기반은 갖추어졌다.

임신은 산모와 남편에게 기쁨과 보람이면서도 크나큰 스트레스와 고행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지만 임신 확인 후 첫 한달을 통해 느낀 점을 간단히 써보려 한다.

1. 인체의 신비

나나는 현재 입덧으로 고생중이다. 내가 임신을 한 게 아니라서 그 고통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24/7로 찾아오는 입덧 증상으로 산모의 신체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입맛이 변하고 특정 음식에 거부반응이 생기는 것, 뭘 먹지 않으면 지치고 메스꺼워 지는 것, 이것에 대한 나나의 진화학적 설명은 참으로 그럴싸했다. 외부 영양 섭취를 까다롭게 하라는 호빵이의 메시지. 우리는 그가 인간의 형상으로 형성되기도 전에 그의 명령에 복종하기로 했다.

2. 호빵이를 맞는 준비

어떨 때면 마치 호빵이가 이미 태어난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두 시간에 한 번씩 밥을 달라하고 수분 섭취를 종용하며 몸에 이로운 음식만을 찾고 있다. 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강요하고 있다. 아직 나나가 온밤을 잘 자고 있는 것은 어쩌면 호빵이가 태어나서도 온밤을 잔다는 예언이 아닐까? 우리는 이 신비한 과정 속에서 부모의 자질을 점차 갖추고 있다.

3. 부모의 유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부모의 호흡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처음에는 좀 삐걱했지만 (^^)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를 옆에서 챙기면서 돌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쏟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임신 전보다 더욱 강한 나나와의 유대를 느낀다.
또 하나의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돌보는 주체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는 일이다.
또 하나. 나와 나나는 다른 하나의 생명체로 더욱 강하게 맺어졌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를 지지했던 법적 관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나가 안스럽고 대견하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잘해주고 싶다.

4. 우리의 미래

이제 정말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느낌을 느끼고 있다. 이 가족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출산에서 육아까지의 구체적인 스케줄 속에서 나는 졸업과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 인생의 '길호'에 서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도 내년에 우리 가족을 서포트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 짧은 기간에 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오고 갔다. 나머지 8개월동안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공유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겨우 첫 걸음을 뗐을 뿐이다.

오늘 아침 첫 검진일이다. 벌써부터 호빵이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잘 있어다오. 건강히 있어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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