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꽃이는 책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잡다한 물건들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이걸 치운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우선 모든 책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야 했고 인형, 레고 같은 것들도 치워야 했다. 실제로 엄두가 안나는 일이었지만 지도자 동지 나나의 통괄 하에 하나하나 책과 물건들을 옮겼다. 일단 그걸 하고 나니 지쳐서 한동안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ㅋㅋ 그러는 사이 나나는 깨끗해진 책꽂이 사진을 찍어서 크레이그 리스트에 올렸다.
크레이그 리스트에서 물건을 판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적당한 구매자를 찾아야 하고 그 구매자와 가격 흥정이 잘 되어야 한다. 생각해보면 예전 알공퀸으로 이사갈 때 크레이그 리스트에서 물건을 산 적이 있었던 우리는, 그 때 우리가 왜 그렇게 물건 값을 못 깎아서 안달했는가 싶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 정말 달갑지 않은 고객들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딱히 이사철도 아니고 날씨는 춥고. 그렇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그제 한 구매자가 나타나 제시한 가격 대로 사겠다고 나섰다. 당장 와서 물건을 보고 싶다는 것을, 오후에 와서 보라고 초대를 했고, 늦은 오후에 친구와 나타나서는 순식간에 우리의 책꽂이 세트를 가져가버렸다. 우리가 올린 가격은 $150이었는데 20달러 짜리로 $160를 가지고 있었고, 잔돈이 없어서 그냥 $140만 받았다. 둘다 여성분이어서 내가 좀 많이 도와줘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좀 미안해졌다.
텅빈 벽으로는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소파를 집어 넣었다. 그러자 거실 한복판에 상당한 공간이 생겼다. 곧 어머니도 오시는데 이 정도면 호빵이가 태어나도 부족하나마 그럭저럭 살 수 있겠다 싶다.
텅빈 벽에는 호빵이를 환영하는 웰컴 사인을 달아야지 하고 있다. ^^
힘들고 귀찮고 성가시고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이렇게 끝내고 나니 보람이 있다. 호빵이를 맞이할 환경이 하나하나 정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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